[월드투데이] 다극화시대 미국/러시아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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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들린 올브라이트 < 미국 국무장관 >
베를린 장벽의 붕괴로 동서간 냉전이 종식된지 벌써 10년이 지났다.
포스트냉전의 세계는 과거와 또 다른 모습으로 하루하루 변모해 가고 있다.
훗날 역사가들은 20세기말의 변화들중 두번째로 큰 것을 냉전의 종식으로
평가할 지도 모른다.
그리고 최대 사건은 전세계를 하나로 묶고 있는 지구촌 경제의 폭발적인
성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이테크 기술로 무장한 사람들에게 국가간 국경은 이제 더 이상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이같은 오늘날의 세계는 한마디로 다극화 사회로 규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사회에서 참가자들은 국가적인 목표를 위해서뿐만 아니라 기업과 개인
조직의 이익등 여러 목적을 위해 일한다.
최근 러시아 방문때 한 러시아의 고위관리는 내게 "미국의 전략은 하나의
세계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오늘날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많은 요소들을 고려하지 않고서는
세계화라는 시대의 조류와 세력에 정책의 중점을 두기가 쉽지 않다.
미국인의 관점에서 보면 이것은 긍정적이며 환영할 만한 발전이다.
물론 여기에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
문제는 세계를 지탱하고 있는 여러 개의 극(또는 축)이 상호 조화로운
것인지, 아니면 투쟁과 갈등적인 요소를 담고 있느냐 하는 점이다.
전자-각국의 문화나 경제의 다양성과 창의성이 혼재돼 있는 세계-야말로
우리가 건설할 수 있는 세계다.
이런 새로운 세계에 각국 정부가 국제적인 관계에서 단독 또는 지배적인
힘을 행사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이를 위해선 책임이 반드시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국제관계에서 어려운 것은 각국 정부가 당면한 문제에 대해
적절한 전략을 찾아내고 이를 현실에 도입하는 것이다.
국제적이고 조직적인 범죄를 다루는 데 있어 많은 국가들이 여전히 자국의
독자적인 방안에만 주로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국제문제에 각국이 공동의 해결책을 찾아내기란 쉽지 않다.
새로운 세계에 대한 비관론자들은 위에서 언급된 많은 긍정적인 흐름이
그리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대부분의 국가들이 너무 많은 모순적인 이해관계에 얽혀 있으며 때로는
서로 모두에게 위협이 되는 문제들에 대해서도 함께 보조를 맞출 수 없기
때문이란 게 이들의 주장이다.
물론 나는 여기에 동의하지 않는다.
미국과 러시아는 함께 풀어 나가야 할 공동관심사가 적지 않다.
그중 하나가 핵확산금지조약 문제다.
냉전의 종식은 하나의 커다란 위협을 완화시킨 반면 또 다른 문제들을
야기했다.
문제들 중에는 국제 무기거래상들과 베일에 싸인 중간거래상들이 소위
"위험한"고객들에게 핵물질이나 핵관련 기술들을 넘기고 있는 점이다.
이 때문에 모든 국가들이 보다 엄격하고 현대화된 통제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우리 모두는 중동지역에서의 핵과 미사일배치의 억제라는 데 공통의 이해
관계를 갖고 있다.
이는 한반도를 포함한 세계 어느 곳이나 마찬가지다.
우리는 또한 미국과 러시아에 남아있는 화학무기를 없애는 데도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와함께 인도와 파키스탄의 핵무기 개발을 공동으로 막을 필요도 있다.
한때 중동지역 전체의 평화는 결코 이룰 수 없는 것처럼 보였다.
이는 부분적으로 미국과 러시아가 상호 적대적인 관계였기 때문이다.
30여년전 우리는 이 지역에서 전쟁일보 직전까지 치닫기도 했다.
그러나 얼마전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나는 상호 협력체제를 구축키로
합의했다.
코소보에서 또 우리는 매우 심각한 이견차이를 보였지만 전쟁을 종식하고
발칸지역의 안정을 도모하는 것이 모두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외교적인 입장에서 보면 이러한 상호협력은 미국과 러시아가 코카서스나
중앙아시아에서 어떻게 당면문제들을 잘 조율해 나갈 수 있는지를 시험적
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이 나라들은 그들의 주권을 지켜내는 문제는 물론 근대적인 정치제도의
확립, 확고한 경제기반 구축 및 안정 유지등 풀어야 할 많은 숙제들을 안고
있다.
러시아와 미국은 이러한 나라들이 앞으로 닥칠 도전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상호 이득을 챙길 수 있는 부분은 많지만 잃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이 국가들은 에너지나 천연가스 등의 국제시장 수출을 위해서라도 국제시장
에 참가할 필요가 있다.
그들은 실제로 세계무역기구(WTO)와 같은 국제기구에 참여하기를 바라고
있다.
결론적으로 미국과 러시아는 지구촌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동반자 관계에 있다는 사실이다.
< 정리=김재창 기자 charm@ked.co.kr >
-----------------------------------------------------------------------
<>이 글은 이달초 러시아를 방문한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이
모스크바 외교연구원에서 행한 연설을 정리한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7일자 ).
베를린 장벽의 붕괴로 동서간 냉전이 종식된지 벌써 10년이 지났다.
포스트냉전의 세계는 과거와 또 다른 모습으로 하루하루 변모해 가고 있다.
훗날 역사가들은 20세기말의 변화들중 두번째로 큰 것을 냉전의 종식으로
평가할 지도 모른다.
그리고 최대 사건은 전세계를 하나로 묶고 있는 지구촌 경제의 폭발적인
성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이테크 기술로 무장한 사람들에게 국가간 국경은 이제 더 이상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이같은 오늘날의 세계는 한마디로 다극화 사회로 규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사회에서 참가자들은 국가적인 목표를 위해서뿐만 아니라 기업과 개인
조직의 이익등 여러 목적을 위해 일한다.
최근 러시아 방문때 한 러시아의 고위관리는 내게 "미국의 전략은 하나의
세계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오늘날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많은 요소들을 고려하지 않고서는
세계화라는 시대의 조류와 세력에 정책의 중점을 두기가 쉽지 않다.
미국인의 관점에서 보면 이것은 긍정적이며 환영할 만한 발전이다.
물론 여기에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
문제는 세계를 지탱하고 있는 여러 개의 극(또는 축)이 상호 조화로운
것인지, 아니면 투쟁과 갈등적인 요소를 담고 있느냐 하는 점이다.
전자-각국의 문화나 경제의 다양성과 창의성이 혼재돼 있는 세계-야말로
우리가 건설할 수 있는 세계다.
이런 새로운 세계에 각국 정부가 국제적인 관계에서 단독 또는 지배적인
힘을 행사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이를 위해선 책임이 반드시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국제관계에서 어려운 것은 각국 정부가 당면한 문제에 대해
적절한 전략을 찾아내고 이를 현실에 도입하는 것이다.
국제적이고 조직적인 범죄를 다루는 데 있어 많은 국가들이 여전히 자국의
독자적인 방안에만 주로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국제문제에 각국이 공동의 해결책을 찾아내기란 쉽지 않다.
새로운 세계에 대한 비관론자들은 위에서 언급된 많은 긍정적인 흐름이
그리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대부분의 국가들이 너무 많은 모순적인 이해관계에 얽혀 있으며 때로는
서로 모두에게 위협이 되는 문제들에 대해서도 함께 보조를 맞출 수 없기
때문이란 게 이들의 주장이다.
물론 나는 여기에 동의하지 않는다.
미국과 러시아는 함께 풀어 나가야 할 공동관심사가 적지 않다.
그중 하나가 핵확산금지조약 문제다.
냉전의 종식은 하나의 커다란 위협을 완화시킨 반면 또 다른 문제들을
야기했다.
문제들 중에는 국제 무기거래상들과 베일에 싸인 중간거래상들이 소위
"위험한"고객들에게 핵물질이나 핵관련 기술들을 넘기고 있는 점이다.
이 때문에 모든 국가들이 보다 엄격하고 현대화된 통제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우리 모두는 중동지역에서의 핵과 미사일배치의 억제라는 데 공통의 이해
관계를 갖고 있다.
이는 한반도를 포함한 세계 어느 곳이나 마찬가지다.
우리는 또한 미국과 러시아에 남아있는 화학무기를 없애는 데도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와함께 인도와 파키스탄의 핵무기 개발을 공동으로 막을 필요도 있다.
한때 중동지역 전체의 평화는 결코 이룰 수 없는 것처럼 보였다.
이는 부분적으로 미국과 러시아가 상호 적대적인 관계였기 때문이다.
30여년전 우리는 이 지역에서 전쟁일보 직전까지 치닫기도 했다.
그러나 얼마전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나는 상호 협력체제를 구축키로
합의했다.
코소보에서 또 우리는 매우 심각한 이견차이를 보였지만 전쟁을 종식하고
발칸지역의 안정을 도모하는 것이 모두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외교적인 입장에서 보면 이러한 상호협력은 미국과 러시아가 코카서스나
중앙아시아에서 어떻게 당면문제들을 잘 조율해 나갈 수 있는지를 시험적
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이 나라들은 그들의 주권을 지켜내는 문제는 물론 근대적인 정치제도의
확립, 확고한 경제기반 구축 및 안정 유지등 풀어야 할 많은 숙제들을 안고
있다.
러시아와 미국은 이러한 나라들이 앞으로 닥칠 도전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상호 이득을 챙길 수 있는 부분은 많지만 잃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이 국가들은 에너지나 천연가스 등의 국제시장 수출을 위해서라도 국제시장
에 참가할 필요가 있다.
그들은 실제로 세계무역기구(WTO)와 같은 국제기구에 참여하기를 바라고
있다.
결론적으로 미국과 러시아는 지구촌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동반자 관계에 있다는 사실이다.
< 정리=김재창 기자 charm@ked.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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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이달초 러시아를 방문한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이
모스크바 외교연구원에서 행한 연설을 정리한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