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등록기업이 증권거래소 상장기업보다 주가관리에 훨씬 더 적극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주식투자자금이 증권거래소에서 코스닥시장으로 대이동하는데는 벤처기업의
성장성 뿐만아니라 등록기업의 주가관리와 그에따른 주가탄력성도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스닥 등록기업들은 주가가 하락하기가 무섭게 무상증자 액면분할 상호변경
자사주취득 등 호재를 내놓는다.

증권거래소 상장기업들이 유상증자를 앞둔 시점 등 특별한 때를 제외하고는
주가관리에 그렇게 적극적으로 나서지않는 것과 대조적이다.

17일 코스닥증권시장(주)에 따르면 올들어 다음커뮤니케이션 새롬기술 등
모두 23개사가 무상증자를 실시한다고 공시했다.

이들은 주가가 급락하는 시점에서 앞다퉈 무상증자를 발표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 새롬기술 등은 1백% 무상증자를 발표하는 등 무상증자
규모도 파격적이다.

하지만 올들어 주가 하락을 막기위해 무상증자를 결의한 증권거래소
상장사는 단 한곳도 없었다.

액면분할을 비교해봐도 마찬가지다.

올들어 액면분할을 결의한 코스닥 등록기업은 맥시스템 한국가구 등
28개사에 달한다.

이에비해 액면분할을 결의한 상장사는 11개사에 그쳤다.

또한 상호변경을 결의한 코스닥 등록기업은 반포산업 적고 등 9개사였다.

상호변경을 결의한 상장사는 한솔화학 1개사에 지나지 않았다.

코스닥시장 등록기업들은 이밖에도 수출계약체결 자사주취득 신규사업진출
등 주가에 도움이 되는 재료를 적극적으로 발표해 급락하던 주가를 오름세로
돌려놓았다.

등록기업들이 이같은 공시를 활발하게 하면서 올들어 기업공시건수는
2천15건을 기록했다.

새해들어 한달보름여만에 벌써 지난해 전체 공시건수(8천10건)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공시가 쏟아졌다.

코스닥시장 등록기업들은 또한 기업 알리기에도 열심이다.

일부 적극적인 코스닥 등록기업들은 주요증권사 애널리스트를 직접
찾아다니면서 자세한 기업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애널리스트가 기업을 찾아나서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기업이 애널리스트를
방문하고 있다.

실제로 전북익산에 본사를 둔 광전자반도체의 주식담당자들은 지난달 LG증권
등 주요증권사의 애널리스트를 직접 방문했다.

애널리스트들이 거리가 먼 지방으로는 아예 내려오지 않기 때문이다.

서도원 LG증권 코스닥팀 과장은 "회사 관계자들의 태도가 아주 진지하고
성실했다"며 "회사를 깊이 분석할 수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또한 유명 증권정보사이트를 통해 회사 내용을 알리는 코스닥 등록기업의
주식담당자들도 많다.

김경신 대유리젠트증권이사는 "국내 대기업들은 편법으로 기업의 부를
외부로 빼돌리는 등 소액투자자를 외면했지만 벤처기업들은 소액주주들과
함께 성장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소액주주를 소중히
여기는 기업의 주식을 사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 조성근 기자 trut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