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브랜드의 로고가 부활하고 있다.

크리스찬디올 구치 샤넬 루이비통 등 유명 브랜드들은 올 봄 시장을 겨냥한
컬렉션에서 자신들의 로고와 심벌을 한껏 강조한 디자인을 앞다퉈 선보였다.

한때 명품 브랜드들 사이에는 로고를 없애거나 숨기는 바람이 불기도 했으나
이번 시즌을 기점으로 다시 돌아왔다.

특히 주목할만한 사실은 그 크기가 훨씬 커지고 활용범위도 넓어졌다는
점이다.

이전에는 핸드백이나 벨트 끝에 조그맣게 달려 있었던 로고가 가방 한
가운데로 자리를 옮기고 크기도 손바닥만큼 커졌다.

심지어 온통 심벌로 뒤덮인 바지와 원피스도 선보였다.

로고의 화려한 컴백을 주도하고 있는 브랜드는 루이비통.

1896년 프랑스인 조르주 비통은 아버지 루이 비통의 이니셜인 LV와 꽃과
별의 문양을 단순화해 그 유명한 모노그램 패턴을 만들어냈다.

이후 1백년 넘게 루이비통 가방의 상징으로 존재해 온 모노그램이 이번에는
옷에 쓰여졌다.

루이비통의 디자이너 마크 제이콥스는 레인코트에 LV로고를 가득 박았고
야구모자와 우산에도 모노그램을 그려 넣어 눈길을 모았다.

샤넬도 로고 플레이에 열중하고 있다.

이 브랜드의 로고는 C자 두개를 서로 등 돌리게 해 엇갈린 형태.

디자이너 마드모아젤 샤넬의 애칭인 코코의 이니셜에서 나왔다.

가방과 슬리퍼에 작년보다 더 커진 크기로 붙인 것은 물론이고 블라우스와
스커트 스카프에도 장식했다.

구치는 지난해까지 가방이나 신발에만 적용시켰던 GG로고 프린트를 올해는
옷에도 도입했다.

역시 창업자 구치오 구치의 이름 앞자에서 따왔다.

베이지색 바탕에 브라운색 로고가 대표적인 컬러매치였으나 올해는 분홍색
하늘색 등 다양한 색상이 로고에 입혀졌다.

하지만 그 어떤 브랜드보다 심벌 활용이 돋보이는 브랜드는 크리스찬디올
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뾰족한 심벌이나 로고없이 컬렉션을 선보여 왔으나
이번에는 로고가 디자인의 가장 중요한 요소중 하나로 쓰였다.

크리스찬 디올을 이끌고 있는 디자이너 존 갈리아노는 CD글자를 빽빽하게
넣은 옷감으로 파격적인 블라우스와 치마를 만들었다.

핸드백에서도 확실하게 로고를 보여줬다.

가방바탕에 CD를 가득 써 넣었다.

또 검은색 바탕에 " Christian Dior "이라는 글자만을 유일한 장식으로
삼은 핸드백도 내놓았다.

이밖에 셀린느의 트레이드마크인 C자, 베르사체의 심벌인 메두사, 펜디의
F자가 로고 열풍을 지속시킬 것으로 보인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