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있는 외도.

이곳 ''천국의 계단''에 서 있노라면 ''봄의 화신''이 바로 내 곁에 와 있다.

하늘을 덮은 편백나무 숲을 소리없이 거닐어 본다.

나무사이로 들어오는 햇볕은 따스함을 온 몸으로 느끼기에 충분하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해금강은 손에 닿을 듯하다.

홍도 갈매기섬과 일본 대마도도 한 눈에 들어온다.

남해의 춤추는 바다물결은 햇빛이 반사돼 아지랑이가 너울거리는듯 하다.

외도는 봄 기운이 완연하다.

사방을 둘러봐도 식물천국인 자연 속에 있다보면 더욱 그렇다.

봄소식을 가장 먼저 알린다는 제주와는 다른 봄 내음이 느껴진다.

거제 구조라선착장에서 유람선으로 10분이면 닿는 외도는 한려해상국립공원
에서 거제 해금강을 제치고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관광명소다.

한국관광공사가 지정한 "한국의 5대 관광명소"중 한 곳이기도 하다.

외도의 아름다움은 섬에서 느끼는 자연미와 인간이 인위적으로 꾸민 인공미
가 조화를 이루는데 있다.

이 곳에 있다보면 지중해의 한 섬에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인공미에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4만7천평의 조그만 섬인 외도는 7백50여종의 아열대 식물로 뒤덮인 해상
자연농원이다.

이창호 최호숙씨 부부가 섬을 사들여 30년간 정성을 들여 관광농원으로
꾸몄다.

동백숲이 섬 전체를 덮고 있다.

선샤인 야자수 선인장 등 아열대식물이 가득하고 은환엽유칼립 스파리티움
마호니아 등 희귀식물이 눈길을 끈다.

연산홍이 만발하는 4월에는 화려한 섬으로 변신하기도 한다.

잔디밭에 동백나무로 나선형 무늬를 그린 비너스가든은 프랑스 베르사유궁전
의 정원을 본떠 조성한 곳이다.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에서 형상을 따온 비너스상 다비드상 등 대리석
조각들이 즐비하다.

이씨 부부 숙소와 전망대 조각공원은 외도의 아름다움을 더해 주는 키포인트
다.

게스트하우스는 한국 전통건축양식인 "ㅁ자형"으로 가운데는 지붕이 없어
하늘이 보인다.

한쪽에선 해금강이, 다른 쪽에선 비너스가든이 한눈에 들어온다.

놀이조각공원에는 말타기놀이 구슬놀이 등을 하는 어린이들의 모습을 조각
으로 묘사한 작품과 유명 조각가들의 작품이 주변 숲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 이성구 기자 sklee@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