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준리(FRB)의장은 과도한 소비붐을 누그러뜨리고
경기과열을 막기위해 금리를 더 올릴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17일 하원 금융위원회에서 행한 증언에서 FRB가 작년
6월이후 4차례나 금리를 인상했지만 경기과열 현상이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주가상승에 따른 자산효과로 소비가 급격하게 늘고 있어 인플레
압력이 한층 가중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 수익 향상 ->주가상승 ->소비증가 ->인플레 유발이라는 전통적인
인플레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다.

그는 또 실업률이 30년만의 최저치인 4%까지 떨어지는등 노동시장이
경직돼있어 노동자들이 임금인상을 요구하면 곧바로 인플레가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그러나 최근 에너지 가격의 폭등을 제외하면 4%의 높은
성장률에도 불구, 인플레가 대체로 억제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미 노동부가 발표한 1월중 도매물가는 변동이 없었고 에너지
식품을 제외할 경우 오히려 전월보다 0.2% 떨어지는등 인플레가 가시화되지는
않고 있다.

그린스펀 의장은 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플레 압력이 높아지고 있지만 미
정부가 전략비축유를 풀면서까지 유가를 떨어뜨리는 것에는 반대했다.

그는 전략비축유 방출은 앞으로 "심각한 충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
했다.

경제전문가들은 그린스펀의장의 인플레 경고에도 불구, FRB가 급격한 통화
긴축정책을 취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있다.

인상폭을 0.25%포인트선에서 2~3차례에 걸쳐 순차적으로 인플레 예방주사를
놓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월가에서는 내달 21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는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보고있다.

그린스펀의 이날 증언 영향으로 미 재무부 국채(30년물) 금리는 연6.6%에서
연6.65%로 소폭 올랐다.

미 증시도 혼조세를 보였다.

다우지수는 하락하고 나스닥지수는 1%가량 올랐다.

미 달러가치도 오름세를 탔다.

18일 도쿄외환시장에서 엔.달러환율은 달러당 1백10.74엔으로 전날보다
0.60엔이 올랐다.

< 박영태 기자 pyt@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