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업면허를 받거나 관할 행정관청에 신고도 하지 않고 관행적으로
어업을 해온 어민들도 어업권에 피해를 입었다면 보상받을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지법 민사합의14부(재판장 김용균 부장판사)는 20일 방조제
공사 등으로 어장이 황폐화돼 고기잡이가 불가능하게 됐다며 전남
해남군 화산면 삼마어촌계가 해남 농지개량조합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2천4백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어민들이 오랫동안 무면허로 미역 전복 등
자연산 해조류와 패류를 채취한 것은 과거 수산업법상의 "관행어업"으로
볼 수 있다"며 "방조제 공사와 담수 방류로 어장이 황폐화된 만큼
관행어업권을 가진 어민들에게 보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화산면 삼마어촌계 어민들은 지난 87년 전남 해남군 고천암지구
간척농지 개발사업으로 방조제가 만들어지고 89년부터 담수호의
담수 방류가 시작돼 어장이 황폐화됐는데도 보상에서 제외되자 소송을
냈다.

김문권 기자 mkkim@ked.co.kr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