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조순 명예총재와 김윤환 이기택 고문, 신상우 국회부의장이 20일
저녁 전격 회동을 갖고 신당추진에 합의했다.

이로써 한나라당의 공천 후유증은 심각한 당분열 위기로 치닫고 있다.

신당이 창당될 경우 여야 3당 구도로 짜여진 "4.13 총선구도"도 "1여다야"로
바뀌는 대변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들 4인은 이날 저녁 강남의 모 호텔에서 만나 낙천인사 및 이에 동조하는
유력인사들을 모아 전국 정당을 만들어 나간다는데 원칙적인 합의를 봤으며
참석자들간 전혀 이견이 없었다고 이기택.김윤환 고문이 밝혔다.

이들은 또 조 명예총재를 신당의 대표로 추대하는 등 구체적인 신당창당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으며 김영삼 전 대통령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에도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고문은 신당의 참여범위와 관련, "전국정당이 될 것이며 유력인사
들이 많이 모일 것"이라고 말해 김상현씨 등 여야 낙천인사는 물론 이미
신당을 창당한 김용환 장기표씨와 이수성 전 총리 박찬종 전 의원 등의
영입도 적극 추진할 것임을 시사했다.

김 고문도 회동 후 "이제부터 프로그램을 짤 것"이라고 말해 4.13 총선에
대비 신당추진을 가속화할 뜻임을 밝혔다.

신 부의장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지원문제에 대해 "아직 언급이 없지만
신당이 탄생한다면 그 분의 절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해 신당창당
과정을 지켜보면서 지원을 요청할 생각임을 밝혔다.

한편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현역 의원들은 21일 낮 여의도 전경련회관
에서 "낙천의원 모임"을 갖고 신당창당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어서 이들의
신당 합류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YS계"를 대표하는 김광일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20일 기자회견을 갖고
탈당과 함께 공천을 반납했다.

김 전 실장은 "뜻을 같이하는 민주계와 함께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덕룡 부총재는 "이번 공천은 이 총재의 당권장악을 위한 날치기로
독선적 당 운영에 맞서 싸우겠다"며 당분간 당에 잔류할 방침이라고 김
부총재 측근인 정진섭 지구당위원장이 밝혔다.

김 부총재는 당이 공천결과를 수정하지 않을 경우 "중대한 결단"등 2차
입장정리에 나설 방침이다.

이에 맞서 이 총재측은 비주류 중진들에게 비례대표를 제의하는등 당내분
수습에 나섰다.

이부영 총무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자청, "국민들이 요구하는 개혁공천을
위해 상징적인 몇 분을 지역구에서 배제했으나 전국구에 배려하고자 한다"며
"경륜있는 지도자들이 집권당의 견제세력으로서 유일 야당인 한나라당의
전력을 흐트리지 않으리라 본다"고 말했다.

이 총재측은 국민여론이 공천개혁을 요구하고 있어 낙천자들의 신당 창당
움직임이 여론의 지지를 받지 못할 것이라며 조만간 당 내분양상이 진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 정태웅 기자 redael@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