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확인된 한 주였다.
17일 미 의회증언에서 추가금리 인상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함에 따라 세계
증시가 조정되고 달러화 강세국면이 재연됐다.
이번주 국제금융시장에서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사안은 지난주말부터
급부상하고 있는 미일간의 공조문제다.
최근에 국제금융시장은 미국의 금리인상과 엔화 약세로 특징을 지울 수
있다.
물론 양국간의 경제여건으로 봐서는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경제외적인 요인도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미국은 연간 3천억 달러에 달하는 무역적자가 현안이다.
그동안 무역적자를 축소하기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해 왔으나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산업구조, 세계산업의 발전단계등을 감안할 때 앞으로
개선될 여지도 적어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국제수지에 문제가 발생되지 않기 위해서는 자본거래면에서
흑자상태가 지속돼야 한다.
이를 위해 미국은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
이 때 가장 우려되는 점은 미국에 투자한 일본의 국채매각이다.
일본의 협조가 필요한 대목이다.
일본도 지난해 하반기 이후 세 번째 재둔화(triple-dip) 국면에 빠지고
있는 경기를 회복시키는 것이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현재 과다한 공공부채, 제로금리 수준을 감안하면 엔화 약세를 도모하는
것 이외에는 뚜렷한 부양수단이 없다.
과거의 경험을 보면 미국의 무역적자가 현안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엔화 약세를 쉽게 가져갈 수 있는 정책수단은 못된다.
엔화 약세가 지속되면 미일간의 무역불균형이 심화되기 때문이다.
바로 이 점에 있어 미국의 협조가 필요하다.
만약 미일간의 공조체제가 사실이라면 이달 들어 뚜렷해 지고 있는 엔화
약세국면은 상당기간 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최소한 일본경기가 회복돼서 미국의 역할을 일부 분담할 수 있을 때까지
지속된다고 봐야 한다.
일부 금융기관에서 제2의 엔화 약세국면을 점치고 있는 시각도 이런 연유
때문이다.
향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과 G8 회담의 옵서버 참여문제가 확정될 경우
중국의 환율제도 개편여부도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
현재 중국은 달러당 8.28위안을 중심선(pivot value)으로 한 고정환율제를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홍콩과의 경제통합, 외자유입을 위해서는 당분간 이 제도를
유지해야 한다.
문제는 중국이 WTO에 가입하고 G9 국가로 편입될 경우 기존의 고정환율제를
계속 가져갈 수 없다는 점이다.
중국 정부의 통제력이 떨어지고 개방화가 진전되는 상황에서 통화가치를
경제여건과 관계없이 묶어둘 경우 경상거래와 자본거래간에 심한 왜곡현상이
초래된다.
궁극적으로 중국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
물론 위안화 절하가 당장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중국이 이번주에 예정된 EU와의 협상을 타결짓더라도 금년 하반기에나
WTO 회원국이 될수 있다.
그 후 위안화가 시장에 맡겨진다 하더라도 반드시 절하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현재 중국 경기가 부진하고 금융기관의 부실채권 규모를 감안하면
위안화가 절하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이다.
따라서 최근처럼 주변국 통화의 약세가 예상되는 상황에서는 원화 가치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가 중요한 과제다.
일부 경제각료들은 금년 들어 지속되고 있는 무역수지적자를 자본수지흑자
로 메울 수 있으면 국제수지 관리상에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식으로 무역수지 개선대책에 임할 경우 뚜렷한 결과를 기대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지극히 위험한 발상이라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
< 한상춘 전문위원 scha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