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중진들이 추진하고 있는 "제4 정당"의 성패가
중대한 분수령을 맞고 있다.

신상우 국회부의장은 21일 한나라당 탈당 및 신당 창당을 공식 선언했고
낙천자 모임을 갖는 등 전국정당 창당을 위한 행보를 가속화했다.

그러나 신당 창당의 가장 큰 변수인 김영삼 전 대통령(YS)이 침묵을 계속
하고 있고 상당수 낙천자들도 "관망" 자세를 취하고 있다.

따라서 비주류의 입장이 명확히 드러나고 YS의 행보도 가닥을 잡을 것으로
보이는 이번주 중반께 신당의 성공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신 부의장은 이날 "반 DJ(김대중 대통령)"및 "반 이회창" 세력의 결집을
위해 <>당내 낙천자 <>수도권 지역 젊은층 <>장기표씨의 새시대개혁당 등과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또 신 부의장과 김윤환 고문, 윤원중 김영진 한승수 서훈 김호일 안재홍
백남치 허대범 의원 등 10명도 오찬 회동을 갖고 김 고문을 중심으로 "행동
통일"을 다짐했다.

이와 함께 당내 비주류 중진들은 당내 인사중 김덕룡 강재섭 의원,
여권에서 소외된 김상현 의원, 당외 인사인 이수성 박찬종 정호용씨 등과
접촉하면서 연대 가능성을 타진하는 등 세 확산을 꾀했다.

그러나 신당이 추진되더라도 "영남 신당"이나 "낙천자 정당"을 뛰어넘는
전국 규모의 "제4 정당"을 만들기 까지는 적지 않은 난관이 있다는 게
정가의 대체적 분석이다.

신당의 멤버로 거명되는 인사들의 성향과 이해관계가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당초 20여명의 참석이 예상됐던 이날 낙천자 모임에 10명만 참석한 것은
상당수 의원들이 신당 창당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상우 부의장이 지금까지 신당을 준비해왔다고 말했지만 이번주 안에
신당의 윤곽이 잡히지 않을 경우 "찻잔속의 태풍"에 그칠 것이란 조급증
때문에 이같이 발언했다는 게 당 안팎의 분석이다.

김윤환 고문 역시 출마는 확실하지만 무소속으로 할지 신당을 창당할지
결정하지 않았으며 23일께 입장을 밝히겠다는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신당의 파괴력을 키워줄 강재섭 의원은 한나라당에 잔류할 것이 확실시
되며 YS가 입장을 밝히지 않는다는 점도 큰 부담이다.

YS의 태도가 명확치 않으면 "공천 반납"을 기대하기 어렵고 신당의
추진력도 크게 줄어들 수 밖에 없다.

한나라당도 정치개혁 열망에 반하는 신당창당 움직임에 정면대응 하겠다는
태도를 밝히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수습책을 준비중이다.

한나라당은 부산 서구(공천자 이상열)와 연제(공천자 권태망)등 일부
지역의 공천 재심을 검토중이다.

또 비례대표 의석을 할애, 비주류 반발을 최소화하는 방안도 추진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회창 총재의 승부수에 강력히 도전해 기선제압에 나섰던 신당 추진
세력들이 이같은 어려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 지 앞으로 2~3일이 고비가 될
것 같다.

< 김남국 기자 nkkim@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