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70대 노인이 복지사업에 써달라며 4억5천여만원 상당의 집을 관할 구청
에 기탁해 화제가 되고 있다.

서울 성북구는 22일 "성북구 장위1동에서 30여년간 살다 호주로 이민간
김용기(72)씨가 "사회복지사업에 써달라"며 살던 주택과 대지를 포함한 전
재산을 구청에 맡겨왔다"고 밝혔다.

헌납한 재산은 장위1동 238의 185 대지 51.79평과 238의 186 대지 26평에
지상2층 66.66평의 주택 등으로 시가 4억5천여만에 이른다.

21일 구청장실에서 등기부등본 등 소유권 일체를 구청장에게 넘긴 김씨는
"사회복지사업을 위해 헌납단체를 물색하던 중 복지업무를 총괄하는 관할
구청에 재산을 맡기게 됐다"며 사회복지사업에 써달라는 당부를 잊지 않았
다고 구는 전했다.

구 관계자는 "김씨가 이름과 얼굴이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았으나 좋은
일은 사회에 귀감이 되도록 널리 알리는 것이 좋겠다고 설득해 얼굴은 알리지
않고 이름만 밝히기로 했다"고 말했다.

구는 김씨의 뜻에 따라 치매노인 요양원 등 어려운 이웃 주민들이 널리
이용할 수 있는 사회복지시설에 기부할 계획이다.

김씨는 서울에서 태어나 보성고 고려대를 졸업하고 공인회계사 활동을
하면서 숙명여대 강사를 지냈다.

부인 최정희(69)씨와의 사이에 2남을 두고 있으며 지난 82년8월 호주로
이주했다.

< 양준영 기자 tetrius@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