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덕우 < 우리기술 사장 >

김덕우 사장의 경영철학은 "기본과 핵심"에 바탕하고 있다.

대인관계에서는 유연하지만 업무에 관한 한 빈틈없고 프로기질로 무장해
있다.

우리기술을 "만들지 못하는 제품이 없고 남보다 10배나 빨리 만드는 회사"로
키운 데는 그의 사업기질이 큰 기여를 했다.

그의 철저함은 창업 준비기부터 나타난다.

창업 동반자를 물색하는 과정에서도 빈틈없는 조건을 세웠다.

첫째, 복잡한 제어설비를 만들기 위해선 통신 제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둘째, 주요 프로젝트를 맡아 성공리에 수행한 팀에서 리더 경험이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

셋째, 여러 분야에 퍼져 있는 동료들의 도움을 받으려면 구성원의 학번이
분산돼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런 전제 아래 김 사장은 네 사람의 동료를 물색해 사업계획을 설명했고
모두로부터 대찬성을 얻어냈다.

이런 인적 토대 위에서 튼튼한 기반기술을 쌓았다.

현재 국내외에서 획득한 특허가 14종이고 23종은 출원중에 있다.

특허를 기반으로 독점적인 사업을 확대한다는 것이 김 사장의 경영방침이다.

김 사장의 "신뢰와 인내"에 바탕한 대인관계도 인재확보 및 사업 성사에
도움이 됐다.

97년 무렵 원전 디지털 경보설비를 국산화해 놓고도 판로를 개척하지 못해
애먹던 때가 있었다.

수요처에서 원전 장비는 특별한 안전성이 요구되는 만큼 작은 벤처기업에서
만든 제품은 쓸 수 없다는 것이었다.

제품의 완벽성을 설득시키는 것은 개발 과정보다 지루하고 힘든 일이었다.

김 사장을 비롯한 우리기술 직원들은 현장의 힘든 일을 대신 처리해주며
실력을 보여주었다.

현장의 분위기는 서서히 바뀌어갔고 우리기술 직원이라면 믿을만하다는
인식을 심게 됐다.

묵묵히 본업에 충실한 김 사장에겐 후원자가 적지 않았다.

김 사장과 절친한 모 벤처기업의 선배가 한국통신의 전원집중관리시스템
조달 소식을 알려준 것은 회사 성장의 한 계기가 됐다.

뛰어난 기술을 가지고도 외형을 못 올리던 우리기술을 안타깝게 생각하던
그 선배가 신문공고 소식을 알려줬던 것.

김 사장으로선 원전기술 국산화에 매달려 신문을 미처 챙겨보지 못하던
때였다.

한달이라는 짧은 기간에 이 기술을 개발, 적기 납품했으며 기술력 평가에서
1등을 차지했다.

회사에 큰 매출을 안겨준 전원집중관리시스템 사업은 이렇게 시작했던
것이다.

< 문병환 기자 moo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