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형 뮤추얼펀드도 상한가?"

코스닥 시장의 "묻지마" 투자가 기승을 부리면서 자산운용사의 채권형
펀드가 며칠사이에 상.하한가를 오르내리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채권형 펀드를 일반기업으로 오인해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일반투자자들
의 투자행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상장이나 등록된 뮤추얼펀드는 펀드투자자들의 환금성을 보장해주는
차원에서 마련된 것으로 이처럼 가격이 급등락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채권형 펀드는 수익률변화가 제한적인 상품으로 가격변화가 거의
없는 편이다.

24일 투신협회에 따르면 SEI에셋코리아의 채권형 펀드인 "SEI안정형채권"은
지난 21일부터 3일간 상한가 행진을 이어가 1만4천원까지 가격이 치솟았다.

채권형 펀드의 특성상 수익률이 급증할 이유가 전혀 없는데도 불구하고
펀드의 실제 순자산가치(NAV)를 40%가량 웃도는 선에서 거래가 이뤄진
셈이다.

지난 23일 이 펀드의 순자산가치는 1만5백58원을 기록, 5.6%가량의 수익을
올린 상태다.

24일에는 하한가까지 가격이 곤두박질쳐 1만2천3백50원을 나타냈지만
여전히 펀드의 실제가치에 비해서는 턱없이 높은 수준이다.

시세표에 "에스이아이채"라고만 표시돼 있다는 점이 일부 투자자들의
오인을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펀드이름에 의해 해프닝이 벌어진 것은 지난해 11월 마이다스에셋의
뮤추얼펀드인 "마이다스테크"에 이어 두번째다.

이 펀드도 아무 이유없이 이틀 연속 상한가 행진을 기록했었다.

이 펀드의 운용을 담당하고 있는 김찬주 SEI에셋코리아 펀드매니저는
"펀드의 매매가격이 갑자기 상한가를 기록해 펀드운용을 담당하는 매니저들도
깜짝 놀랐다"며 "투자자보호를 위해서 코스닥 시장에 공시를 의뢰할 생각
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코스닥 시장에 참여하는 일부 투자자들의 열기가 위험수위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 안재석 기자 yagoo@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