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이 급속히 세를 키워나가자 여야를 막론하고 영남권 의원들이
진로를 놓고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대구.경북(TK)지역의 상당수 의원들이 심상치 않은 지역여론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공천에서 탈락한 서훈 의원은 신당 참여를 선언했고 임진출 의원도
합류가능성이 높다.

강재섭 의원 등 한나라당 공천을 받은 27명은 일단 잔류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러나 여론조사 결과 신당 지지층이 예상외로 많은데다 김윤환
의원, 이수성 전총리, 정호용 전의원 등이 세규합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자 당황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이 지역의 "맹주"가 뚜렷히 부각되지 않은 상황에서 5,6공 출신
TK 명망가들이 대거 신당에 합류하면 그 파괴력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로선 탈당을 고려하지 않고 있지만 지역 민심이 급변하면 이해봉
이상득 박근혜 의원 등이 동요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의 권정달 장영철 의원은 신당참여를 고려하지 않고 있지만
자민련 이정무 의원은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고 박철언 의원은
자민련에 남되 신당과 공조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이와 관련, 김윤환 의원은 "상당수 의원들이 아직까지 한나라당
간판으로 선거를 치르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으나 이회창
총재의 정치에 반대하고 새정치를 하자는 흐름이 확산되면 달라질
것"이라며 자신감을 표명했다.

부산.경남 지역 의원들의 동요는 더욱 심하다.

신상우 김도언 김정수 강경식 의원의 신당 합류가 결정된 상태고
정문화 정재문 김무성 박종웅 이상희 의원의 참여 가능성도 높은
편이다.

민주당 서석재 김운환 의원은 지구당에서 강력히 신당 참여를 종용하고
있어 신당 불똥이 여당에도 튀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한나라당 박관용 권철현 유흥수 김진재 의원과 자민련 김동주
의원은 잔류쪽으로 기울고 있다.

경남에서는 노기태 의원이 이미 신당 참여를 선언했고 허대범 김재천
강삼재 김호일 의원 등도 신당행을 고려하고 있다.

특히 김영삼 전대통령의 뜻이 확고해질 경우 부산에서는 절반 이상,
경남에서는 40%이상이 동요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정가의 일반적 관측이다.

< 김남국 기자 nkkim@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