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를 결정하는 요소는 크게 "펀더멘털"과 "분장효과"로 나눌 수 있다.

최근 투자자들은 그야말로 예쁘게 분장된 정보기술주에 반해 이들 주식에
실탄을 물쓰듯이 쏘아댄다.

화장이 잘 먹지 않는 조강지처는 헌신짝 처럼 저버려 소위 재래업종의
주가가 실제가치보다 크게 저평가되는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건설주가 대표적이다.

건설업종지수는 99년7월12일 228에서 최근 72선으로 하락, 7개월여동안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좀처럼 되살아나기 어려울 것 같던 건설주가 며칠전 오랜만에 기사회생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한동안 인기주인 정보기술주에 집중됐던 투자자들의 관심이 잠시나마 건설주
로 옮겨간 것이다.

물론 건설주에 대한 투자성과는 정보기술주와의 샅바싸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주가수준에서 인기주인 정보기술주와 비인기주인 건설주중
어느 업종에 투자할 것인가를 따져보면 단연 건설주다.

인기야 돌고 돌지만 건설주가 장기간 소외과정에서 펀더멘털에 비해
지나치게 저평가됐기 때문이다.

건설주에 투자할 때 핵심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은 건설업 경기와 건설
업체의 이익 수준, 건설업 주가의 투자매력도 등 세가지다.

건설경기는 작년 9월이후 바닥세를 벗어나 회복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된다.

건설수주액은 99년 9월이후 증가세로 반전되어 4개월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00년에는 전년대비 19%증가할 전망이다.

두번째로 기업의 이익측면에서 보면 상장건설업체들의 경상이익이 99년에는
노임과 자재비 하락, 분양률 상승, 금융비용 감소 등에 힘입어 98년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한 것으로 추정된다.

2000년에는 신규수주회복과 대규모 유상증자에 따른 금융비용 감소로 실적
호전 추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세번째 고려사항인 투자매력도를 살펴보면 주가수익비율(PER)은 시장대비
60%수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시장대비 40%수준에 그치고 있어 투자매력도
가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이처럼 건설주는 건설경기가 상승국면에 있고 건설업체의 수익성이 호전될
전망이며 현재의 주가수준이 기업실적에 비해 저평가됐기 때문에 주가상승
모멘텀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건설수주가 2000년에 19%정도 증가하더라고 IMF이전인 97년 수주액의
68%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건설주의 대세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종목별로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2000년이후의 건설경기 회복이 주택부문에 의해 주도되고 있고 주택시장내에
서도 대형사와 중소형업체간의 분양경기가 양극화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현대산업개발 LG건설 대림산업 등 대형건설업체들이 투자성과가 좋을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이들 업체들은 업계 5~7위권업체들로 업계 2위와 4위업체인 대우와
동아건설 등의 재무위험직면에 따른 반사이익을 크게 누리고 있다.

박용완 < 대우증권 조사부 연구위원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