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 섹시( Young & Sexy )"

이 두 단어로 무장한 크리스찬 디올의 봄상품이 패션계를 뒤흔들고 있다.

50년 넘는 세월동안 여성스럽고 우아한 이미지를 고수해 온 디올이 이번
시즌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했다.

본격적인 시판에 앞서 미리 옷을 본 관계자들은 "올해 패션상품 중 최고"
라는 극찬을 보냈다.

과감하고 관능적이다, 재미있다, 신선한 아이디어가 넘친다 등등.

이 브랜드를 이끌고 있는 존 갈리아노는 디자이너로서 들을 수 있는 모든
찬사를 받고 있다.

갈리아노는 크리스찬 디올을 보다 젊고 섹시하게 만들기 위해 데님과 팝가수
로린 힐의 이미지를 이용했다.

먼저 데님을 찢고 잘라서 너덜너덜하게 만들어 자유정신을 표현했다.

또 실크를 데님처럼 보이도록 가공한 다음 그 천으로 드레스를 완성했다.

데님 위에 브랜드 이니셜 로고(CD)를 가득 박아 가방을 만들고 셔츠를
제작했다.

적극적인 로고 활용은 올 봄 디올 컬렉션의 특징이기도 하다.

갈리아노는 "팝가수 로린 힐로부터 디자인 영감을 얻었다"고 고백했다.

미국 최고의 여자가수로 꼽히고 있는 그녀는 노래 실력뿐 아니라 독창적
이면서도 멋스러운 패션스타일로 유명하다.

이밖에 경마와 펜싱 복장에서 따온 디자인들도 보는 이들에게 즐거움을
주기에 충분하다.

지퍼를 달면 얌전한 스커트로, 떼어내면 아슬아슬한 쇼트팬츠로 변신하는
승마복이 그 예다.

옷의 변화에 맞춰 광고 컨셉트도 달라졌다.

땀에 젖은 두 여성모델이 몸을 서로 밀착한 채 선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디올의 광고 컷은 대단한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 광고는 단 한 글자의 카피도 없지만 브랜드가 추구하는 이미지가 어떤
것인지를 금방 깨닫게 해준다.

점잖고 아름다운 모습만을 보여주려 했던 이전 광고와는 사뭇 다르다.

요즘 가장 인기있는 톱모델 지젤과 레아가 출연했고 세계적인 패션사진작가
닉 나이트가 찍었다.

< 설현정 기자 sol@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