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나이는 1백8세.
남들은 장수한다고 부러워하지만 자신은 죽기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아내도 자식도 다 떠나보내고 홀로 양로원에서 살면서 매일 죽음을
기다리지만 언제 죽음의 사신이 자신에게 다가올지 아무도 모른다.
70여년전 잘못한 죄값 때문에 의미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3월 4일 개봉하는 "그린 마일" (Green Mile) 은 교도소를 배경으로 한
영화다.
그린 마일은 감방에서 사형집행장까지 가는 길바닥이 초록색이어서 붙여진
이름.
같은 소재로 박진감이 넘친 "쇼생크탈출"과 달리 이 영화는 전기의자에
앉아 죽어가는 사형수들과 그들을 지켜보면서 고뇌하는 간수들에 관한
휴먼드라마다.
1935년 루이지애나주의 교도소.
어느날 덩치가 엄청나게 큰 존 커피(마이클 덩컨)라는 사형수가 감방에
들어온다.
두 어린 소녀를 무참하게 죽인 흉악범이다.
그러나 존은 미래를 예견하고 기공으로 환자를 치료하는 초능력을 갖고
있다.
방광염으로 고생하는 감방장 에지컴(톰 행크스)은 어느날 존의 기공치료로
정상으로 돌아온다.
에지컴은 뇌종양으로 죽어가는 교도소장의 부인을 존의 기공으로 치료하는
데 성공한다.
그 과정에서 존이 두 소녀를 죽이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지만 존의 죽음을
방관한다.
에지컴이 1백살이 넘게 사는 것은 존의 여생까지 살아야하는 죄값인 셈이다.
전기의자에 앉아 죽어가는 사형수들의 장면이 리얼하다.
하지만 클라이막스로 접어들기 전까지 스토리 전개에 관계없는 대목들이
너무 많아 지루한 느낌을 준다.
1994년 "쇼생크 탈출"로 성공을 거둔 프랭크 다라본트가 메가폰을 잡았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