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이동통신 네트워크 구축 계획을 무기한 연기할 방침이라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24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모토로라 등 장비 입찰권을 따낸 외국 통신장비
업체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중국은 불과 일주일전만해도 중국 2위의 통신사업자인 차이나 유니콤
(China Unicom)이 미국 퀄컴의 코드분할다중접속(CDMA)기술에 기반,
이동통신 네트워크를 구축한다고 발표했었다.

이 신문은 중국이 갑작스럽게 계획을 연기한 것은 다분히 정치적인
이유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가입을 앞두고 미국 의회에서 찬반공방이
벌어질 것에 대비, 사전에 미국을 견제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것이다.

최근 미국이 대만 문제와 관련, 중국에 유감표시를 한 것 역시 중국측을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중국이 퀄컴과 체결한 로얄티 협상이 결과적으로 중국측에 매우
불리하게 됐다는 중국내 분위기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지적됐다.

저널지는 그러나 중국이 지난 수년간 CDMA 라이선스 건을 미국과의
WTO 가입협상 카드로 활용해왔던 점을 들어 이번 조치는 그리 오래
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달 초 미국의 모토롤라 일본의 NEC 등과 함께
차이나유니콤이 추진중인 이동전화망 서비스장비 입찰권을 따냈다.

삼성전자가 장비 공급권을 따낼 경우 올해만 약 2억4천만달러 상당의
장비를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선태 기자 orca@ked.co.kr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