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재경부의 조령모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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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경제정책은 무엇보다 "일관성 (Consistence) "이 중요하다.
금융 시장과 관련한 정책이라면 특히 그렇다.
증시나 환율 금리 등 금융시장은 정부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시장참여자들은 잘못된 정책보다는 일관성없는 정책이 시장을 크게 왜곡
시키는 사례를 무수히 보아왔다고 말한다.
증권거래소와 코스닥 시장 주식 가격제한폭 확대여부를 둘러싸고 벌어진
혼돈은 정책 일관성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일깨워주는 사례다.
재정경제부 고위관계자는 지난 23일 기자실에 들러 거래소 활성화 대책을
설명하면서 "주가 가격제한폭 확대 여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해 시간을
두고 검토해보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그는 정책협의회에서 현행대로 두자는 입장과 아예 없애자는 견해, 소폭
확대하자는 의견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가격제한폭 확대는 당분간 어렵다는 소리였다.
이런 입장이 불과 이틀만에 뒤집어졌다.
재경부가 25일 "상반기중 가격제한폭을 증권거래소의 경우 15%에서 20%로,
코스닥 시장은 12%에서 15%로 확대키로 검토중"이라고 밝힌 것이다.
다만 시기는 언제할지 결정되지 않았다는 단서를 달고서.
투자자로선 헷갈릴 수밖에 없다.
이틀전엔 가격폭 확대가 상당기간 불가능한 것처럼 말하더니 이젠 곧 실시할
것처럼 말했기 때문이다.
많은 투자자들이 신문사에 전화를 걸어와 어느게 맞는지를 물어왔다.
재경부에서 가격제한폭 확대 검토 소식이 흘러나올때 증권거래소 박창배
이사장은 "가격제한폭 확대는 앞으로 지향해야 할 방향이나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설명하고 다녔다.
가격제한폭 확대가 증시에 호재가 될지 악재가 될지는 점치기 어렵다.
관계자들마다 확대여부에 대해 다양한 목소리를 낸다.
하지만 정책 당국인 재경부가 일반투자자들 처럼 아무렇게나 얘기하는 것은
곤란하다.
이 문제는 기분에 따라 뱉을 수 있는 주제도 아니고 재경부는 그런 부처
여서도 안된다.
시장에 영향을 미칠 만한 정책일수록 명확한 "신호 (Signal) "를 보내줘야
한다.
그래야 각 경제주체들이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다.
증시 전망이 유난히 어려운 때다.
투자자들을 헷갈리게 만드는 일이 반복돼서는 곤란하다.
< 강현철 경제부 기자 hckang@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6일자 ).
금융 시장과 관련한 정책이라면 특히 그렇다.
증시나 환율 금리 등 금융시장은 정부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시장참여자들은 잘못된 정책보다는 일관성없는 정책이 시장을 크게 왜곡
시키는 사례를 무수히 보아왔다고 말한다.
증권거래소와 코스닥 시장 주식 가격제한폭 확대여부를 둘러싸고 벌어진
혼돈은 정책 일관성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일깨워주는 사례다.
재정경제부 고위관계자는 지난 23일 기자실에 들러 거래소 활성화 대책을
설명하면서 "주가 가격제한폭 확대 여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해 시간을
두고 검토해보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그는 정책협의회에서 현행대로 두자는 입장과 아예 없애자는 견해, 소폭
확대하자는 의견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가격제한폭 확대는 당분간 어렵다는 소리였다.
이런 입장이 불과 이틀만에 뒤집어졌다.
재경부가 25일 "상반기중 가격제한폭을 증권거래소의 경우 15%에서 20%로,
코스닥 시장은 12%에서 15%로 확대키로 검토중"이라고 밝힌 것이다.
다만 시기는 언제할지 결정되지 않았다는 단서를 달고서.
투자자로선 헷갈릴 수밖에 없다.
이틀전엔 가격폭 확대가 상당기간 불가능한 것처럼 말하더니 이젠 곧 실시할
것처럼 말했기 때문이다.
많은 투자자들이 신문사에 전화를 걸어와 어느게 맞는지를 물어왔다.
재경부에서 가격제한폭 확대 검토 소식이 흘러나올때 증권거래소 박창배
이사장은 "가격제한폭 확대는 앞으로 지향해야 할 방향이나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설명하고 다녔다.
가격제한폭 확대가 증시에 호재가 될지 악재가 될지는 점치기 어렵다.
관계자들마다 확대여부에 대해 다양한 목소리를 낸다.
하지만 정책 당국인 재경부가 일반투자자들 처럼 아무렇게나 얘기하는 것은
곤란하다.
이 문제는 기분에 따라 뱉을 수 있는 주제도 아니고 재경부는 그런 부처
여서도 안된다.
시장에 영향을 미칠 만한 정책일수록 명확한 "신호 (Signal) "를 보내줘야
한다.
그래야 각 경제주체들이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다.
증시 전망이 유난히 어려운 때다.
투자자들을 헷갈리게 만드는 일이 반복돼서는 곤란하다.
< 강현철 경제부 기자 hckang@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