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점집 호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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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층 물결속에 몸을 뒤집어 나오고 바위밑에서 사흘밤 잠자기를 기다린다"
연산군때 명나라에 사신으로 갔던 조위는 돌아오는 길에 요동에서 자기도
무오사화에 연루돼 압록강만 건너면 참수될 운명에 처했다는 기별을 받았다.
그때 그가 그 지역의 유명한 점쟁이에게서 받았다는 알쏭달쏭한 점괘풀이
내용이다.
귀국후 정승들의 변호덕으로 겨우 목숨만 건진 그는 "천층물속에서 몸을
뒤집에 나온다"는 예연이 적중했음은 알았지만 뒷부분은 무슨 의미인지
모르고 귀양지에서 죽었다.
그러나 갑자사화때 그는 부관참시를 당하고 시신이 바위밑에 사흘동안
방치돼 끝내 "바위밑에 사흘밤 잠자기를 기다린다"는 예언도 실현되고
말았다.
이쯤되면 용한 점쟁이의 점괘풀이도 그럴싸해 보인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그의 사후 누군가가 만들어낸 교훈적 요소가 짙다.
공자도 그랬다지만 퇴계 이황같은 대학자도 스스로 점을 쳤다.
퇴계는 운명하던날 얻은 점괘풀이에 "군자유종"이라는 글귀가 나오자 그날이
자기가 죽을날임을 깨닫고 옷을 갈아입고 반듯이 누워 숨을 거뒀다.
유명한 점쟁이에게 의존했던 조위와는 다른 차원의 점이다.
실제로 옛 선비들은 아침에 산통을 흔들어 나온 괘를 보고 그것을 참고하여
근신하면서 하루를 살았다.
점은 일종의 충고였던 셈이다.
컴퓨터 보급으로 인터넷에 사주.운명, 개인홈페이지 등 1백50여개의
사이트가 개설돼 고객을 빼앗긴 탓으로 영업이 부진하다던 점집들이 최근에는
다시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한다.
고객들의 대부분이 총선을 앞두고 출마할 사람들의 가족이나 보좌관들이라는
것은 한치 앞도 내다볼수 없는 정게의 심각한 혼란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다.
인간본능속에 자신의 운명과 길흉을 미리알려는 심리작용이 있는한 없어질
길이 없는 것이 점이다.
"운칠기삼"이란 옛말처럼 모든 것을 운명으로 돌리고 신비와 초능력에 빠져
버리는 것은 지극히 경계해야할 퇴행현상이다.
사회지도층이 할 일이 못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6일자 ).
연산군때 명나라에 사신으로 갔던 조위는 돌아오는 길에 요동에서 자기도
무오사화에 연루돼 압록강만 건너면 참수될 운명에 처했다는 기별을 받았다.
그때 그가 그 지역의 유명한 점쟁이에게서 받았다는 알쏭달쏭한 점괘풀이
내용이다.
귀국후 정승들의 변호덕으로 겨우 목숨만 건진 그는 "천층물속에서 몸을
뒤집에 나온다"는 예연이 적중했음은 알았지만 뒷부분은 무슨 의미인지
모르고 귀양지에서 죽었다.
그러나 갑자사화때 그는 부관참시를 당하고 시신이 바위밑에 사흘동안
방치돼 끝내 "바위밑에 사흘밤 잠자기를 기다린다"는 예언도 실현되고
말았다.
이쯤되면 용한 점쟁이의 점괘풀이도 그럴싸해 보인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그의 사후 누군가가 만들어낸 교훈적 요소가 짙다.
공자도 그랬다지만 퇴계 이황같은 대학자도 스스로 점을 쳤다.
퇴계는 운명하던날 얻은 점괘풀이에 "군자유종"이라는 글귀가 나오자 그날이
자기가 죽을날임을 깨닫고 옷을 갈아입고 반듯이 누워 숨을 거뒀다.
유명한 점쟁이에게 의존했던 조위와는 다른 차원의 점이다.
실제로 옛 선비들은 아침에 산통을 흔들어 나온 괘를 보고 그것을 참고하여
근신하면서 하루를 살았다.
점은 일종의 충고였던 셈이다.
컴퓨터 보급으로 인터넷에 사주.운명, 개인홈페이지 등 1백50여개의
사이트가 개설돼 고객을 빼앗긴 탓으로 영업이 부진하다던 점집들이 최근에는
다시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한다.
고객들의 대부분이 총선을 앞두고 출마할 사람들의 가족이나 보좌관들이라는
것은 한치 앞도 내다볼수 없는 정게의 심각한 혼란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다.
인간본능속에 자신의 운명과 길흉을 미리알려는 심리작용이 있는한 없어질
길이 없는 것이 점이다.
"운칠기삼"이란 옛말처럼 모든 것을 운명으로 돌리고 신비와 초능력에 빠져
버리는 것은 지극히 경계해야할 퇴행현상이다.
사회지도층이 할 일이 못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