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산업자원부 장관이 한국의 산업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는 일본 경제
전문가의 초청 강연을 듣던중 돌연 자리를 떠 눈길.

김 장관은 26일 "산업자원가족연찬회" 행사의 하나로 마련된 나가미야
다다시 노무라종합연구소 서울지점장의 강연 중간에 오영교 차관과 함께
조용히 자리를 벗어났다.

당시 나가미야 지점장은 "대통령이 바뀌면 한국의 산업정책은 바뀌기
일쑤다. 정책이 유행을 쫓는다"며 강한 어조으로 비판했다.

또 "한국이 나아가야 할 길은 세계화된 한국의 가치를 추구하면서 독창적
제품과 산업을 형성하는데 있다"고 충구했다.

그는 일본은 독창적인 문화를 바탕으로 워크맨 팩시밀리 비디오게임 등의
창조적 제품을 만들어 냈다며 한국도 문화적 토양을 기반으로 한 산업발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규제 일변도의 산업정책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김 장관은 "너무 주관적인 얘기가 많아 한 국가의 장관으로서
계속 듣기가 부담스러워 차관과 함께 자리를 떴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식 관점만 무리하게 강연 내용에 반영된 것 같다며 다소 불괘한
듯한 반응을 보였다.

산자부의 다른 관계자는 "일본통으로 불리는 장관으로선 다소 강연 내용이
불만족스러웠을 수 있다"며 "강연을 들었던 다른 관료들도 불평했던게 사실"
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의 산자부에는 어떤 인허가권도 남아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 김수언 기자 sookim@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