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은 재료에 우선한다"

지난주 증시는 이같은 평범한 증시격언을 되새기게 한 한주였다.

지난 23일 "거래소시장 활성화방안"이란 호재가 등장했으나 "1일 천하"로
끝났다.

쓰러져 가는 거래소시장을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는 정부의 의지를 확인한 것
이 유일한 소득이라면 소득이었다.

그런 주가 그림을 그려낸 배경은 바로 수급이었다.

개인들은 물론 외국인과 투신사들도 "거래소 엑소더스"를 외치고 있다.

실제로 외국인은 이달들어 지난 23일까지 코스닥주식을 8천3백20억원어치나
순매수했다.

거래소주식의 순매수규모(6천2백42억원)를 앞질렀다.

투신사도 상장주식을 1조1천8백74억원어치나 순매도한 반면 코스닥주식은
5천7백92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여기에 "다우지수 약세, 나스닥 강세"가 가세하다보니 "거래소 약세, 코스닥
강세 현상"이 연출됐다.

그렇다면 이번주 증시의 모습은 어떨까.

시장으로만 따진다면 역시 코스닥에 무게중심이 두어진다.

코스닥에 시중자금이 물밀듯이 몰려들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특히
그렇다.

그러나 이번주에는 코스닥시장에 우위를 둔 "묻지마 투자"는 지양해야할
듯하다.

우선 코스닥지수를 보자.

지난 주말 장중에 270선을 넘어서기도 했으나 역시 전고점인 273(종가기준)
을 뚫는데 실패했다.

그만큼 270에 대한 저항이 강하다는 얘기다.

실제 올들어 지수 260대에서 거래된 주식수는 10억6천만주에 달한다.

이들 주식을 모두 소화해야만 270선 안착이 가능할 전망이다.

그러나 개별 종목은 다르다.

주말인 지난 25일 대형주인 한통프리텔 하나로통신 드림라인 한글과컴퓨터
다음커뮤니케이션 등은 하락세를 보였으나 인성정보 싸이버텍홀딩스
마크로젠 등 개별주는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더욱이 대형주를 선호하던 외국인마저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손바꿈이
심한 것을 감안하면 코스닥시장에서도 개별종목장세가 펼쳐질 공산이 크다.

거래소시장도 마찬가지다.

지난주에는 진웅 경인양행 고제 고려포리머 제일엔지니어링등 소형주가
장을 주도하다시피했다.

지난 25일의 경우 종합주가지수가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오른 종목(5백21개)
이 내린 종목(3백13개)보다 많았다.

이렇게 보면 이번주는 종합주가지수나 코스닥지수의 등락에 관계없이
개별종목위주의 투자가 유망하다는 추론이 나온다.

< 하영춘 기자 hayoung@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