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장 약보합 ... 알짜물건 구입 찬스 ]

주택시장이 소강국면을 보이고 있다.

신규 분양은 물론 기존 아파트시장도 매기가 줄고 거래가 한산하다.

최근까지 수도권 분양시장을 주도했던 용인은 청약열기가 주춤해진 상태다.

이달 중순 분양에 나선 중견업체의 경우 지역 1순위에서 한명도 청약하지
않았고, 청약통장이 필요없는 지역 3순위 청약에서도 절반 가까이 미분양이
발생했다.

또 다른 대형업체 아파트는 초기계약률이 20% 안팎에 그쳤다.

청약열기를 지피는데 한몫했던 분양권도 거품이 빠지면서 가격하락의
몸살을 앓고 있다.

아파트 컨설팅업체의 조사에 따르면 용인 수지 현대성우 65평형, 쌍용 52평
형 분양권값은 한달동안에 1천2백만~2천만원 떨어졌다.

거래부진은 더욱 심각하다.

분양권시장 침체로 지난해말 이후 거래를 한건도 성사시키지 못한 곳이
수두룩하다는 게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이에따라 주택업체들은 초대형 평형 위주에서 수요층이 두터운 중대형 평형
으로 조정하고 분양시기를 늦추는 등 대책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기존 아파트시장도 지역에 따라 양상이 다르지만 전반적으로 매매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호가격차가 심화되고 구입하려는 수요자들의 발길이 줄어들고 있다.

이달들어 그동안 아파트가격 오름세를 주도하던 서울 강남구의 경우 매매.
전세값이 약세로 돌아섰다.

30평형대의 경우 실제 계약금액은 호가보다 5백만~1천만원 낮게 형성되는
추세다.

시장의 주도권이 공급자에서 구입자에게로 옮겨지는 현상이 역력하다.

실수요자들은 요즘처럼 시장이 침체되는 시기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시장이 전체적으로 위축될 땐 상대적으로 괜찮은 상품도 관심을 못끄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안목만 있으면 우량물건을 가장 유리한 조건으로 구입하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업체들도 더 이상 분양시기를 미루기 힘들다고 판단될 땐 분양가 인하,
대출조건 완화, 품질개선 등 각종 혜택을 제시한다.

용인에서 분양을 앞둔 업체들이 분양가 및 평형조정 구입조건 완화에
잇따라 나서고 있는게 단적인 예다.

평소 눈여겨 보았던 아파트가 괜찮은 조건에 나올 때를 기다려 매입해볼
만하다.

주식시장처럼 부동산도 수급이 맞지 않을때 최고점이나 최저점을 형성한다.

수요자 입장에선 최저점 언저리에서 사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

"밀짚 모자는 겨울에 사라"는 격언처럼 남과 다른 길을 가는게 효율적인
부동산 재테크의 비결이다.

< 유대형 기자 yood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