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료전화서비스 대리점 변진섭씨 ]

"아직도 전화요금을 내십니까. 조금만 불편을 감수하시면 공짜로 쓸 수 있는
방법이 얼마든지 있습니다"

"무료 전화 서비스"가 소자본 창업의 새로운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그동안 창업 분야로는 음식과 관련된 사업이 주종을 이뤘으나 최근 들어서는
"모든 이의 관심사가 된" 정보통신분야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무료전화 서비스 업체인 한국콜뱅크 분당 대리점주를 맡고 있는 변진섭(35)
씨.

지난해 11월 IMF 경제위기의 여파로 15년간 몸담아 온 화장품 도매상을 접고
새 사업에 뛰어든 그는 요즘 사업 확장재미에 푹 빠져 있다.

"공짜 전화라는 말에 처음에는 반신반의들 하셨죠. 그러나 실제 전화요금
통지서를 받아 보고는 반응이 확 달라집디다. 이제는 입에서 입으로 소문이
퍼져 회원이 부쩍 늘고 있습니다"

변씨가 하는 사업의 개요는 이렇다.

전화를 거는 회원이 통화 시작전과 통화중 두번에 걸쳐 10~15초짜리
광고 두번을 들어줄 경우 광고시간을 포함해 시내전화는 6분, 시외.이동.미국
국제전화는 3분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

이 시간을 넘어 계속 통화를 원할 경우에는 끊고 다시 전화를 걸면 똑같은
방법으로 3~6분씩 지속적으로 무료 통화가 가능하다.

회원으로 가입하기 위해서는 4만원짜리 무료전화용 단말기와 연회비 3만8천
원을 내야 한다.

정씨의 수입 원천은 여기에 있다.

단말기와 연회비를 프랜차이즈 본사와 일정 비율로 나눠 갖는 것.

광고주 유치는 프랜차이즈 본사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따라서 그의 사업 성공여부는 곧 회원을 얼마나 늘리는지에 달려 있다.

변씨는 고객을 만날 때마다 조금의 불편만 참는다면 연간 수십만원의
전화비를 절약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예를 들어 한달 전화료가 5만~6만원에 이르는 고객의 경우 연간 60만~70만원
을 절약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특히 국제전화나 시외전화를 많이 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여기에 광고내용을 주제로 한 경품퀴즈를 맞히면 광고를 듣지 않고 무료
통화할 수 있는 마일리지 점수도 제공하고 있다.

"아이들이 불편해한다는 점을 호소하는 회원이 더러 있습니다. 그러나
이때는 절약된 돈으로 자녀들에게 그만큼 더 투자하라는 말로 설득하면
대부분 수긍합니다"

정씨의 대차대조표는 사업 초기 어려움을 겪다가 입소문이 퍼지면서 이제는
제 궤도에 올라서고 있다.

사업 초기 월평균 50명에 불과하던 회원이 이제는 4백여명에 이르고 있다.

정씨의 초기 투자비용은 4천2백여만원.

단말기 공급과 관련된 보증금 2천만원, 점포 임차비용 1천만원, 가맹비
1천만원, 사무실 집기 2백만원 등이다.

정씨는 지난 1월 기준으로 1천만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이중 회원 유치를 맡고 있는 통신 설계사 5명에게 지출된 인건비 5백20만원,
사무실 관리비 1백20만원을 제하면 3백60만원이 순수입이다.

변씨는 오는 4월부터 가맹점주에게도 광고 유치권이 부여된다는 데 큰 기대
를 걸고 있다.

특별히 광고 유치 활동을 하지 않았는데도 벌써부터 광고 문의가 적잖게
오고 있기 때문이다.

"회원 가입 신청서에 신용카드 회사보다도 더 정밀하게 회원에 대한 데이터
베이스를 받고 있습니다. 광고주들이 이를 활용하면 지역별 취향별 계층별로
효과적인 타깃 마케팅이 가능할 겁니다"

문의(02)579-0001

< 윤성민 기자 smyoon@ked.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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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업하려면 ]

무료 전화 서비스업의 성패는 가맹점주의 영업력에 달려 있다.

회원 확보능력과 1대1 맞춤 광고주 등을 얼마나 유치하느냐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15년간 화장품 도매상을 했던 영업경력이 변씨의 든든한 배경이 되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고객들에게 서비스의 특징을 정확히 알리고 그들이 어떤 혜택을 누릴 수
있는지를 설득해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대인관계가 원만하고 활동적인 성격의 소유자라면 이 사업을
하는데 어느 정도 기본 자질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입지조건으로는 신도시와 같은 소비성향이 높은 아파트 밀집지역이 좋다.

특히 이 지역은 새로운 것에 대한 거부감이 적은 젊은 층들이 밀집해
있는데다 구전효과까지 노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창업절차와 관련해선 전화상담이나 인터넷 홈페이지(www.callbank.net)등을
통해 사업내용에 대한 기본 정보를 살펴본 뒤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프랜차이즈 본사와 상담하고 사업계약서까지 작성한 뒤에는 사무실 준비 등
영업준비를 해야한다.

또 회원유치를 위한 통신설계사(영업사원)를 모집해야 한다.

통신설계사는 본사 교육을 거친 후 활동에 들어가게 된다.

일단 창업을 하면 그때부터는 다리품을 파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한국콜뱅크측은 사업 초기에 필요한 판촉물 등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사업자금은 부족하지만 영업능력이 있는 예비창업자를 위해 SOHO 형식의
영업소도 모집중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