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남반도체 외자유치계획안은 일반적인 외자유치와 두가지 점에서 다르다.

우선 아남반도체가 매각키로한 3개 반도체 공장의 가격이 당초 아남측이
제시한 8억달러보다 1억5천만달러 높아졌다.

이는 아남과 미국 ATI사간의 특수한 관계를 감안한 것이다.

미국 ATI는 회장이 아남반도체 김주진 회장으로 같다.

공장 매각이 계열사간 내부 거래인 셈이다.

채권단으로부터 가격 평가 의뢰를 받은 ADL사는 반도체 경기, 해외의
유사공장의 매각사례등을 들어 아남의 3개 공장 가격을 9억~11억달러로
평가했다.

아남의 외자유치수정안은 김주진회장이 경영하고있는 ATI측에 채권단이
아남부실의 책임을 간접적으로 물은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은 이날 ATI사가 출자하는 3억9백만달러중 2억달러에대해 주당
1만8천원에 신주를 인수토록 했다.

이는 채권단이 출자전환하는 시장가격(약 9천원)보다 두 배나 높은 것이다.

아남반도체는 앞으로 반도체 조립전문회사에서 반도체 팹전문회사로
변신하게된다.

팹은 설계이후의 반도체 제조로 조립사업보다는 부가가치가 높다.

팹 시장은 현재 대만업체들이 독식하고 있는 실정.

그러나 지난해 대규모 지진이 발생한후 미국의 인텔 등 주요 컴퓨터
업체들이 한국 등 다른 곳에서 거래선을 물색하고있다.

대만업체들과 한판 경쟁을 벌여야하는 아남반도체로서는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셈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