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세계적인 보험 금융그룹인 알리안츠가 하나은행의 지분 12.5%를
1억5천만달러에 인수해 최대주주로 부상한다.

알리안츠와 하나은행은 투자신탁운용회사를 50%씩 합작으로 설립하고 은행과
보험간 업무제휴를 통해 방카슈랑스 시장에도 진출키로 했다.

하나은행과 알리안츠는 28일 이같은 내용의 전략적 제휴계약을 체결했다.

하나은행은 3월중 1천4백20만주를 제3자 배정방식으로 발행, 주당
1만2천5백원에 알리안츠에 넘길 예정이다.

하나은행과 알리안츠의 전략적 제휴는 금융권의 2차구조조정을 앞당기는
것은 물론 금융업무간 영역파괴를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알리안츠가 지분을 인수하면 현재 4~5%가량 주식을 갖고 있는 코오롱과
동원증권 두산그룹 국제금융공사(IFC) 등을 제치고 최대주주가 된다.

그러나 알리안츠는 사외이사 1명만 파견하고 은행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하나은행과 알리안츠는 또 3백억원의 자본금을 50%씩 출자해 상반기내
투자신탁운용회사를 설립키로 했다.

이 회사는 알리안츠제일생명과 하나은행의 신탁자산을 직접 운용하고
뮤추얼펀드 상품을 판매한다.

이와함께 하나은행은 알리안츠의 보험상품을 독점적으로 판매하고 향후
보험판매전문회사도 공동으로 설립키로 했다.

하나은행은 외자유치로 자본금이 1조6백37억원으로 늘어난다.

김승유 하나은행장은 "선진금융회사와의 제휴를 통해 고객에게 종합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하나은행은 자회사인 하나증권과 한국종합금융을 통해 증권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하나은행이 그동안 미흡했던 분야는 보험과 투신(자산운용).

하나은행은 이 분야에 새로 진출하기에는 부담이 크다고 판단해 알리안츠를
끌어들인 것이다.

알리안츠쪽도 국내 보험시장과 자산운용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인지도가
높은 하나은행과 손을 잡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마이클 디크만 알리안츠 이사는 "하나은행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자산운용
상품과 보험상품 판매를 희망하고 있다"고 자본참여 이유를 설명했다.

양사는 3월부터 알리안츠의 보험상품을 하나은행 창구에서 판매하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방카슈랑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금융당국의 업무제한이 완화되면 50%씩 출자해 보험상품판매를 전문으로
하는 "방카슈랑스회사"도 설립키로 했다.

국내 보험업계에도 적잖은 파장을 몰고 올 전망이다.

김 행장은 "앞으로 유통업과도 전략적 제휴를 맺고 인터넷시대에 맞는
복합금융상품을 선보이겠다"며 "장기적으로는 금융지주회사를 구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나은행은 이번 제휴를 통해 은행 경영도 완전히 정상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본금은 알리안츠의 주금납입이 완료되면 8천8백62억원에서 1조6백37억원
으로 늘어난다.

새로 1천7백75억원의 영업용 자금을 무비용으로 확보하게 된 셈이다.

또 국제신인도도 크게 높아져 3월중 4억달러의 해외주식예탁증서(DR)도
좋은 조건으로 발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은행은 이같은 자본확충이 마무리되면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이 14%대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했다.

은행들의 자본유치경쟁도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올해 은행들의 최대 관심사는 자본확충이다.

내년 예금보호한도가 2천만원으로 줄어드는 것을 앞두고 구조조정 대상이
되지 않고 이를 주도하기 위해서는 자기자본을 시급히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신한종합연구소 황민 차장은 "자기자본 확충이 시급하지 않은 하나은행이
해외자본 유치에 나섰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은행들이 올해 해외자본 유치방식의 자본확충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빛 조흥 서울은행 등 정부가 대주주인 은행들도 해외자본 유치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높다.

< 김준현 기자 kimj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