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IMF 총재직과 패권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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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체면과 욕심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
IMF 총재라는 보기드문 고깃덩이 주위를 맴도는 사자같다고나 해야 할까.
조만간 물러날 미셸 캉드쉬 IMF총재 자리를 메울 차기총재를 점찍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마음만 먹으면 당장 집어 삼킬 수 있지만 유럽의 반발이 목에 걸린다.
세계은행 자리는 미국이 차지하는 대신 IMF총재 자리는 유럽몫이었기
때문이다.
미국이 내심 밀고 있는 사람은 현부총재인 스탠리 피셔다.
미국 재무장관인 로렌스 서머스가 MIT대 학생일 때 그를 가르친 교수다.
그러니 피셔와 서머스는 황금의 콤비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피셔가 IMF총재 자리를 차지하게 되면 미국이 지원하고 있는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 제임스 울펜손 세계은행 총재, 그리고 IMF총재 자리까지
모든 국제기구가 미국깃발 아래 천하통일되게 된다.
더욱이 IMF총재 자리는 내부승진을 거친 적도 없다.
여기에 미국의 패권주의를 질시하는 주변의 시선이 따가울 수 있다.
피셔는 아프리카에서 태어난 유대계( Jewish ) 미국인이다.
그를 추천한 국가도 아프리카 20개국을 대변하고 있는 앙골라라는 점을
미국은 내세우고 있다.
유대계임에도 불구하고 피셔는 이라크 시리아 리비아 등 아랍국가들의
지지까지 받고 있다는 점을 미국은 강조하기도 한다.
유럽은 과거 세계은행 경험을 갖고 있는 현 독일 재무차관 카이오 코흐베저
를 후보로 내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은 코흐베저는 IMF를 이끌 적격인물이 아니라며 영국의
고든 브라운 재무장관이나 다른 제3의 인물이 나서지 않는 한 피셔를 밀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프랑스도 독일출신의 코흐베저를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는 게 미국의
해석이다.
이번 IMF총재 후보로는 " Mr. 엔"으로 불리는 에이스케 사카키바라 전 일본
재무성 관료도 나서고 있다.
그러나 아시아계의 지지도 받지 못하고 있는 사카키바라는 사실상 논외의
후보라는 게 이곳의 분위기다.
결국 미국과 유럽은 조만간 IMF총재직을 놓고 한판 표대결을 벌여야 할
판이다.
입장이 팽팽한 상황에선 제3세력이 판을 가름하게 된다.
여기에 한국 태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국가의 입장이 중요한 결정요인으로
작용한다.
한국이 어느 편에 서게 될 지 궁금해진다.
< 워싱턴=양봉진 특파원 bjnyang@aol.com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9일자 ).
IMF 총재라는 보기드문 고깃덩이 주위를 맴도는 사자같다고나 해야 할까.
조만간 물러날 미셸 캉드쉬 IMF총재 자리를 메울 차기총재를 점찍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마음만 먹으면 당장 집어 삼킬 수 있지만 유럽의 반발이 목에 걸린다.
세계은행 자리는 미국이 차지하는 대신 IMF총재 자리는 유럽몫이었기
때문이다.
미국이 내심 밀고 있는 사람은 현부총재인 스탠리 피셔다.
미국 재무장관인 로렌스 서머스가 MIT대 학생일 때 그를 가르친 교수다.
그러니 피셔와 서머스는 황금의 콤비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피셔가 IMF총재 자리를 차지하게 되면 미국이 지원하고 있는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 제임스 울펜손 세계은행 총재, 그리고 IMF총재 자리까지
모든 국제기구가 미국깃발 아래 천하통일되게 된다.
더욱이 IMF총재 자리는 내부승진을 거친 적도 없다.
여기에 미국의 패권주의를 질시하는 주변의 시선이 따가울 수 있다.
피셔는 아프리카에서 태어난 유대계( Jewish ) 미국인이다.
그를 추천한 국가도 아프리카 20개국을 대변하고 있는 앙골라라는 점을
미국은 내세우고 있다.
유대계임에도 불구하고 피셔는 이라크 시리아 리비아 등 아랍국가들의
지지까지 받고 있다는 점을 미국은 강조하기도 한다.
유럽은 과거 세계은행 경험을 갖고 있는 현 독일 재무차관 카이오 코흐베저
를 후보로 내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은 코흐베저는 IMF를 이끌 적격인물이 아니라며 영국의
고든 브라운 재무장관이나 다른 제3의 인물이 나서지 않는 한 피셔를 밀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프랑스도 독일출신의 코흐베저를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는 게 미국의
해석이다.
이번 IMF총재 후보로는 " Mr. 엔"으로 불리는 에이스케 사카키바라 전 일본
재무성 관료도 나서고 있다.
그러나 아시아계의 지지도 받지 못하고 있는 사카키바라는 사실상 논외의
후보라는 게 이곳의 분위기다.
결국 미국과 유럽은 조만간 IMF총재직을 놓고 한판 표대결을 벌여야 할
판이다.
입장이 팽팽한 상황에선 제3세력이 판을 가름하게 된다.
여기에 한국 태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국가의 입장이 중요한 결정요인으로
작용한다.
한국이 어느 편에 서게 될 지 궁금해진다.
< 워싱턴=양봉진 특파원 bjnyang@aol.com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