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금고들의 유가증권 투자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감독이 소흘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일부 신용금고들이 코스닥등록을 앞둔 기업의 주식을
집중 매입해 막대한 시세차익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금고법에는 신용금고가 인수.합병의 목적을 제외한 비상장.비등록
기업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금지돼 있다.

한 신용금고 사장은 "지방의 한 금고가 벤처기업에 투자해 4백억원을 버는
등 지난해부터 코스닥등록을 앞둔 기업의 주식을 미리 사들여 시세차익을
노리는게 업계의 유행"이라고 말했다.

여.수신 감소로 고전하고 있는 신용금고 업계가 주식투자라는 새로운 수익원
을 노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금고법상 자기자본의 1백%까지 상장 또는 등록된 기업의 유가증권에 투자할
수 있는 규정도 거의 무시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4~5개 금고는 자기자본의 1백%를 훨씬 초과해 유가증권
투자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감독당국이 이같은 업계 분위기를 모를리
없는데도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오는 4월에 신용금고들의 업무제한이 대폭 풀릴 것이라는
얘기가 돌면서 업계와 감독당국 모두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에 빠져 있는
실정"이라고 비판했다.

서울에서 소규모 신용금고를 경영하는 사장은 "신용금고들은 대부분 자산
규모가 영세하기 때문에 고위험 고수익 벤처투자에 맛을 들였다가 한번
물리기라도 하면 곧바로 문을 닫는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업계 분위기를
우려했다.

< 박민하 기자 hahaha@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