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창업투자사의 모럴 해저드에 대해 미국 실리콘 밸리의 창투사 관계자들
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하이테크기업 창사전문 컨설턴트인 존 네샤임 전략기업컨설팅 사장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아시아지역 국가의 벤처기업에 대한 컨설팅을
하면서 한국 등 몇명 아시아국가의 창업투자사들이 지분투자(equity finance)
와 대출을 문화적으로 구분하지 못한다는 인식을 가졌다.

투자를 하면서 대출할 때처럼 대가를 바라는 것은 난센스다.

벤처투자는 벤처기업인과 위험을 같이 지겠다는 뜻을 표현하는 것이다.

특히 일부 한국창투사처럼 보증을 요구하는 것은 벤처투자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암벡스의 한 투자심사역은 "한국 창투사의 투자행위에서는 이해상충, 모럴
해저드에 대한 방화벽이 전혀 없는데 놀랐다"고 밝혔다.

예컨대 투자의 대가로 창투사 심사역이 액면가로 주식을 받은 사실이 적발
되면 그 심사역은 창투업계에 발을 못붙이게 된다.

영국같은 경우는 금융감독원의 검증을 거쳐 이런 비리를 저지른 사람은
금융기관 취직 자체가 금지된다.

실리콘 밸리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창투사인 클라이너 퍼킨스에서는 이해상충
을 방지하기 위해 펀드간에 동일한 기업에 투자하지 못하도록 내규로 못박고
있다.

또 주가하락시 기업이 되사도록 하는 악성 바이백조항은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미국의 창투사 심사역들이 지적하는 한국벤처투자의 문제중 하나는 대주주
나 창투사가 주식을 상장전에도 불특정다수에게 매각하는데 아무런 제한이
없다는 것이다.

미국에선 구주주가 현금이 필요해 상장전에 구주식을 팔 때는 기존주주에게
팔고 그래도 안 되면 60일 뒤에나 다른 주주의 동의를 받아 시장에 팔 수
있다.

벤처기업은 계속 자금유입이 필요한데 구주를 팔면 새로운 자금유입 없이
기업가치만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아무런 제한이 없었으나 오는 4월1일부터 등록전 6개월간
지분변동 금지조항이 시행된다.

< 안상욱.장경영 기자 sangwoo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