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4년 8월 영국의 어니스트 섀클턴은 27명의 대원들을 이끌고 세계 최초로
남극 대륙 횡단 여행에 나선다.

배가 난파된 뒤 무려 2년여 동안 남극의 얼음에 갇힌 채 생존의 위협을 받던
그는 인간의 상상을 초월한 탈출을 시도한다.

그리고 마침내 탐험대 전원을 무사히 귀환시키는 기적을 이뤄낸다.

"살아있는 한 우리는 절망하지 않는다"(알프레드 랜싱 저, 뜨인돌,
8천5백원)는 이들 남극횡단 탐험대가 5백37일간 벌인 사투를 다룬 실화다.

그러나 단순한 탐험서가 아니다.

극한 상황에 부딪힌 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팀웍을 이뤄 위기를 극복했으며
섀클턴은 어떻게 그렇듯 놀라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일종의 "경영 지침서"라 할 수 있다.

섀클턴은 생사의 기로에서 자신의 권위를 내세우지 않고 대원들과 수평적인
관계를 유지하려고 애썼다.

항상 긍정적인 사고를 불어넣어 대원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도록 유도했다.

그는 또 위기때마다 솔선수범함으로써 대원들에게 "최악의 구렁텅이에
빠져도 섀클턴이 리더라면 두렵지 않다"는 믿음을 심어줬다.

섀클턴은 조직을 관리하는데도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그는 무엇보다 팀웍을 중시했다.

문제의 소지가 있는 대원들을 자신과 같은 조로 편성해 충돌 가능성을
없앴다.

그는 또 대원들 개인의 특성에 맞게 인원을 배치함으로써 소속감을 극대화
시켰다.

대원들에게 자신이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도록 자기 관리에도 철저
했다.

섀클턴의 남극횡단 탐험은 비록 실패로 끝났지만 절체절명의 순간에 그가
보여준 리더십은 현대 경영인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남긴다.

< 강동균 기자 kdg@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