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철 교수 약력 ]

<> 1943년 서울생
<> 연세대 상학과 졸업
<> 미국 노스웨스턴대 박사(조직행동 전공)
<> 노동자의 힘 준비모임 공동대표
<> 주요저서 ''문화와 사회심리 이론 ''현대사회의 조직과 변동'' ''동구제국의
사회와 문화''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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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의 정체성을 분명히 세우는 작업을 펼쳐 가겠습니다. 일반인들뿐
아니라 경영학자 스스로도 경영학이 어떤 학문인가에 대한 개념 정립이
명확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최근 2000년도 한국경영학회 신임회장에 취임한 오세철 연세대 교수는 올해
학회의 주요 활동방향을 이같이 밝혔다.

오 회장은 "흔히 경영학은 재벌이나 거대자본을 위해 봉사하는 학문이
아니냐는 곱지않은 눈길을 받기도 한다"면서 "이러한 편견이 자리잡은 데는
경영학자들이 진지한 내적 반성을 게을리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영학이 기업을 연구하는 학문이라는 협소한 개념을 하루빨리 극복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이 주요 연구대상이긴 하지만 영리, 비영리를 떠나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조직으로 연구 범위를 확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위해서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등 기초 학문을 토대로 삼아야
실천학문으로서 경영학이 제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 회장은 경영학계의 문제점으로 "비판적인 관점의 부재"를 들었다.

그는 "IMF관리체제와 같은 사태가 일어났을 때 학자들부터 먼저 반성했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경영학에서도 규범적인 측면이 강조돼야 한다"면서 "실용성만
앞세우다 보면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없는 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경영학은 개별기업 또는 미시적 수준의 연구만 하니까 면죄부를 달라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비판적 시각이 없는 학자는 단순한 지식 전달자로 전락한다는 설명이다.

오 회장은 세부전공별로 흩어져 있는 경영학관련 학회들을 한자리에 모으는
작업도 적극 벌이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경영학회를 비롯 회계 생산관리 국제경영 경영정보 인사조직
재무 전략경영 등 8개학회가 처음으로 통합 학술대회를 연 것을 올해에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처음 한자리에 모였다는 데 의미가 있었어요.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공동 연구작업을 시도해 보겠습니다. 경영학회가 각 분과학회들을
연결해 주는 고리 역할을 할 겁니다"

오는 8월 설악산에서 열릴 통합 학술대회는 "경영교육 혁신 프로세스와
커리큘럼 개선"이라는 대주제로 진행된다.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발맞춰 새로운 경영학 교육 모델을 경영학자들이
머리 맞대고 논의해 보는 자리다.

인터넷을 통한 e-비즈니스와 IT(정보기술) 산업의 확대, 사이버 가상대학,
통합과목 교수방법 등이 주요 연구영역이다.

경영학회는 다음달 중순까지 연구논문 제안서를 받아 선정된 회원들에게는
1인당 3천달러까지 여행경비를 지원해 줄 계획이다.

해외의 최신 경영학 교육제도를 현장에서 관찰하고 우리의 현실에 어떻게
접목할지를 고민해 보자는 취지다.

진보적 성향이 강한 오 회장은 지난 1980년대 연세대 교수평의회 운동을
주도했고 전교조 대학위원회 위원장, 민중정치연구소장, 한국사회이론학회장
등을 역임했다.

1970년부터 30년 넘게 연세대 교수로 재직중이다.

< 박해영 기자 bono@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