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중 무역수지가 예상과는 달리 8억달러의 흑자를 냈다는 얘기다.

23일까지 14억달러의 적자를 보이다가 마지막 6일간 22억달러(28,29일만
15억달러)의 흑자를 냈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2월중 무역수지 흑자반전을 보는 시각은 여러가지인 것 같다.

정부개입에 따른 밀어내기식 수출의 결과라고 마뜩지않게 보는 이들도 결코
없지만은 않다.

2월중 무역수지가 막판에 큰 폭의 흑자로 돌아선 것이 추세반전에 따른
것인지, 아니면 정부개입에 따라 통관을 앞당기는등 밀어내기식 수출의
결과인지는 3월중 수출입실적이 나오면 분명해질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바람직하지 못한 요인, 다시 말해서 우선 2월중 수출을
늘리기 위해 3월초 통관하려던 물량을 앞당겨 통관한 결과로 2월중 무역수지
흑자반전이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결코 나쁜 일만은 아니라고 받아들인다.

만약 그렇다면 그것은 실로 오랜만에 정부가 수출독려에 발벗고 나섰다는
반증이라는 점에서 동기가 어떻든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대목도 없지않기 때문이다.

산자부 관계자들은 그렇지 않다고 할지 모르겠으나, 우리가 보기에는
그동안 정부가 수출에 대해 너무 데면데면했던 감이 없지 않다.

수입감소로 무역흑자가 엄청나게 발생해온데다 구조조정 벤처지원 등 다른
정책목표에 가려져 수출에 대한 관심이 처지는 듯한 측면이 없었다고 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는 냉정히 따져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우리경제 여건에 비추어 수출이 최우선적인 정책목표이자 과제라는 것은
언제 어느때고 바뀔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거듭 말하지만 우리는 정부가 수출을 늘리는데 발벗고 나서야한다고
확신한다.

그러나 그것은 "독려"만으로 될 일이 결코 아니다.

올해 국제수지 흑자 1백20억달러를 달성하기 위해서도 수출환경이 개선되지
않으면 안된다.

수출업체가 신나게 뛸 수 있는 기업정책이 나와야한다.

다른 정책목표와 상충되는 측면이 있을지 모르겠으나 기본적으로 구조조정
공정거래 등 모든 정책이 수출확대를 최우선적으로 배려할 필요가 있다.

특히 환율의 안정적 운용이 긴요하다.

2월말께부터 원화 고평가가 다소 시정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지만, 엔화약세 가운데 외국인 주식투자자금 유입등으로
빚어진 실세이상의 원화강세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한다.

안정적인 무역수지흑자가 통관을 앞당기라는 등의 독려에 의해서가 아니라
수출여건이 개선돼야 가능할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