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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여록] 알리안츠사 이사의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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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금융회사들이 고객에게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우리에겐
    유리한 조건입니다"

    지난달 28일 서울 호텔롯데.

    하나은행의 지분 12.5%를 매입키로 한 독일 알리안츠그룹의 마이클 디크만
    이사가 슬쩍 던진 말이다.

    그는 한국 금융시장에 진출하는 이유로 처음에는 높은 저축률과 확실한
    경제회복추세 등을 의례적으로 늘어놓았다.

    그러다가 그는 "한국 금융회사의 낮은 신뢰성이 도움이 됐다"고 은근한
    미소를 흘리며 덧붙였다.

    알리안츠는 전 세계에서 4백60조원의 자산을 관리하는 굴지의 금융그룹이다.

    지난해에는 제일생명을 인수했다.

    이번엔 하나은행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자산운용과 방카슈랑스(은행+보험)
    시장을 공략키로 했다.

    앞으로 손해보험시장까지 진출할 예정이다.

    충분히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일 것이다.

    게다가 말 그대로 "한국금융회사의 낮은 신뢰도"라는 유리한 조건까지
    가세하고 있다.

    "어떤 금융회사가 어렵다더라"는 불확실성이 난무한 한국 금융계에서
    자신들이 뿌리를 내리는 것은 손바닥을 뒤집는 일 만큼 쉽다는 자신감에
    차있는 것이다.

    부끄러운 현실이지만 그렇다고 한국 금융계가 이를 부인할 수 있는 입장도
    못된다.

    실제로 국책은행을 제외하고는 시중은행 중에서 해외 신용평가기관으로부터
    투자적격 등급을 받은 곳은 한 곳도 없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이후 지금까지 모두 투기등급에 머물러 있다.

    최근 한빛은행이 8억5천만달러의 해외 후순위채권을 연 10.8~11.7%의
    고금리에 발행했던 것도 이런 연유다.

    고객들이 한국금융회사에 신뢰를 보내지 않는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낮은 수익성, 뒤떨어진 서비스,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 등등.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국금융회사에 비해 보이지 않는 각종 부담이 많은 게
    금융회사의 실정"이라고 불만을 터뜨린다.

    예금과 대출금리를 결정하는 일까지도 일일이 감독당국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게 현실이라는 것이다.

    자연히 수익성에서 뒤지게 되고 재무건전성도 떨어지게 마련이다.

    신뢰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는 항변이기도 하다.

    마이클 디크만 이사는 감추고 싶던 한국 금융업의 치부를 들췄다.

    우스갯소리로 넘겨버리기에는 씁쓸하다.

    금융계 모두가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 김준현 경제부 기자 kimj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2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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