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기습공격을 감행했다.

반도체 관련주를 무지막지하게 사들였다.

줏대없이 시장상황에 따라 춤을 추던 국내기관은 그만 기가 질리고 말았다.

그러나 기습이란 것은 당하는 쪽에서 보는 시각이지, 공격을 하는 쪽의
사정은 전혀 다르다.

치밀한 사전 분석과 준비작업이 없는 공격은 없다.

그런 점에서 보면 외국인은 "반도체 가격이 바닥을 쳤고, 반도체 주가가
형편없이 저평가돼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저평가된 주식을 사서 장기보유하는 것이 최고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투자기법이란 것은 누가나 알고 있는 일.

그것을 실천에 옮긴 것도 좌고우면하는 국내기관에겐 충격적인 일이다.

이래저래 충격이 많은 하루였다.

< 허정구 기자 huhu@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