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가치와 국제 원유값이 속등하는데다 IMF탈출 보상심리로 인한
임금인상압력까지 커지고 있어 기업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32달러까지 오르자 업계는 대체원료를 개발하고
폐연료를 재사용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에 분주하다.

석유화학업체들의 제품 원가를 낮추기 위해 주원료인 나프타의 대체물질
개발에 나섰다.

쌍용양회 동양시멘트 등 시멘트업체들의 경우 소성로를 가열할때 쓰는
벙커 C유의 대체연료로 유연탄, 폐타이어 등을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벙커 C유를 사용하는 제지업체들은 자체 열병합
발전소를 건립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자동차 전자 철강 업체들은 사용하고 남은 폐열을 회수하는 등 에너지
절감방안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산업연관표에 따르면 원유가격이 10% 오르면 생산비용은 평균 0.37%
상승한다.

업계는 올들어 국제유가가 18%정도 올라 벌써 0.5%의 원가상승요인을
안게됐다고 설명했다.

달러에 대한 원화가치가 1천1백20원대를 위협하면서 무역업계는 수출가격
인상에 따른 물량감소와 채산성 악화에 시달리고있다.

업계는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의 유입 등으로 원화강세가 가속화되고 있다며
정부의 강도 높은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수출업계가 평가한 적정환율은 달러당
1천2백6원선.

경공업은 물론 비교적 가격경쟁력이 있는 산업용 전자부품(1천1백76원),
자동차(1천1백75원), 선박(1천1백90원) 등 중화학부문도 이미 환율이
적정선 이하로 떨어졌다고 지적한다.

종합상사들은 사내선물환 시스템 등을 통해 환리스크를 헤지하고 있지만
중소업체들은 출혈수출을 감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14일 한국무역협회 등 경제5단체는 외평채 발행규모를 늘려 달러의
초과공급을 흡수하는 등의 환율안정 정책을 정부에 요청했다.

IMF체제에서 잠잠했던 노사문제도 기업들을 압박한다.

기업들은 한국경영자총협회의 가이드라인(5.4%)이상 임금을 인상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반면 근로자들은 경기회복으로 지난해 동결 또는 삭감됐던 임금을 올해
모두 보상받아야한다는 입장이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제시한 13.2-15.2%정도 올려야한다고 주장,
협상에서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경총의 이동응 부장은 "이익을 많이 내지 못한 기업이 단지 동종업계라는
이유로 이익을 많이 낸 기업의 임금인상수준을 요구하는게 큰 문제"라며
협상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 박주병 기자 jbpark@ked.co.kr 이심기 기자 sglee@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