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중소기업 중심의 산업국가인 이탈리아와 "중소기업 협력선언문"을
채택한 것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쌍두마차"로 해 국가경쟁력을 향상
시키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현재 이탈리아는 1백인 이하의 기업이 총 산업체 수의 99.2%를 차지하는
중소기업 중심 국가이다.

중소기업 중심의 산업으로도 1인당 GNP 2만달러가 가능하다는 것을 이탈리아
는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가 이번에 양국 중소기업 협력선언문 채택을 계기로 얻으려는 것은
이탈리아의 중소기업 경영 노하우.

지난해 하반기 이후 적극 추진중인 벤처기업의 활성화 정책에 이를 반영
한다는 구상이다.

대기업은 대기업 대로 적극 육성하고, 이를 뒷바침할 중소기업을 국가
경쟁력 강화의 한 축으로 삼겠다는 취지다.

이탈리아도 한국의 중소기업 정책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이탈리아는 한국이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 대기업과 중소기업이라는
"두마리의 토끼"를 적절히 조화해 가면서 짧은 시간에 금융위기를 극복한
것을 배우고 싶어한다.

또 한국의 벤처기업정책을 벤치마킹하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

이번 선언문 채택으로 두 나라는 올 상반기중 양국 중소기업간의 기술정보
와 인적교류 등에 대한 구체적인 윤곽을 잡을 예정이다.

또 중소기업 협력증진을 위한 세미나와 심포지엄 등도 개최한다.

우선 양국 중소기업이 협력하게 될 분야는 이탈리아가 경쟁력을 지닌 섬유
패션 디자인과 한국이 경쟁력을 지닌 기계 전기 전자 등.

양국 중소기업은 이 분야에 합작사업을 벌여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제3국에 공동진출하는 방안도 강구한다.

양국은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중소기업관련 정부기관 인사와 민간기관
담당자들로 "한 이탈리아 중소기업 산업협력위원회"를 구성해 중소기업분야
의 협력증진의 틀을 짤 계획이다.

양국은 또 "산업디자인협력 공동선언문"도 채택했다.

세계 디자인을 선도하고 있는 이탈리아와 한국이 양자간 협력체계를 구축
함으로써 다자인 산업의 획기적인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다.

이 선언문의 취지를 살려 오는 10월 열리는 세계그래픽디자인대회와 내년
10월 세계산업디자인총회(ICSID) 개최때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또 한국 섬유개발연구원과 이탈리아 섬유연구센터간에 섬유분야 상호기술및
인적교류를 추진하고, 한국 염색기술연구소와 이탈리아 실크연구소간에
염색기술에 대한 공동연구협약을 맺을 방침이다.

< 김영근 기자 ygkim@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