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문화의 선진화를 위해서는 각 후보들이 선거캠페인을 보다 과학화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4일 한국경제신문사 다산홀에서 본사와 경희대 언론정보대학원.NGO대학원
공동주최로 열린 "제2회 전국 선거전략세미나"에서 발표자들은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아울러 과학적인 선거캠페인이야말로 돈을 덜쓰고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발표자들은 특히 시민운동단체의 낙천.낙선운동 등에 따른 유권자들의
의식전환으로 과학적 선거캠페인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음은 이날 발표요지.

<>유재건 국민회의 부총재 =유권자의 의식과 정당민주화, 후보자의 자질이
함께 발전해야 정치문화가 발전한다.

그런데도 선거꾼들이 판을 치는 것은 실력없이 당선에 눈먼 옛날 정치인
들이 만들어놓은 후유증이다.

이젠 유권자와 후보자들을 교육시킬 때다.

그런 점에서 시민단체들의 선거운동참여요구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아직은 미흡하지만 정당 내부에서도 그런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윤영오 국민대 정치대학원장 =오는 4.13총선을 통해 국회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의회상을 보이게 될 것이며 김대중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의
계기도 될 것이다.

선거풍토가 달라지려면 지역주의 등 막연한 감정에 호소하고 바람몰이,
세몰이에 열중하기 보다 선거캠페인을 과학화해야 한다.

선거의 과학화를 위해 이슈 중심의 정책대결이 필요하고 언론과 전문가
집단이 이를 검증해줘야 한다.

정당이나 후보자들도 이런 부분에 대해 명확히 밝히고 검증받아야 할
것이다.

<>박원순 총선시민연대 상임집행위원장 =한국사회의 발전과 개혁을 가로
막는 병목이 정치권이다.

그래서 총선시민연대가 선거운동에 나서게 된 것이다.

물론 총선시민연대의 낙천.낙선기준이 완벽할 수는 없다.

각계의 요구조건을 다 수용하지 못하고 선정기준을 기계적으로 적용할 수
밖에 없었던 점이 가슴 아프다.

그러나 낙천.낙선운동을 계기로 유권자들은 방관과 침묵의 역사적 고리에서
벗어나고 있다.

총선시민연대의 활동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은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다.

총선연대에 참여한 단체가 5백개를 넘고 소액기부자들이 끊이지 않는다.

낙천.낙선운동의 목표가 몇사람 떨어뜨리는데 있는 것은 아니다.

젊고 능력있는 사람을 국회로 보내 로비와 부패에 의정이 무너지지 않도록
하자는 것이다.

<>김창남 경희대 교수 =뉴미디어의 등장과 인터넷의 확산, 시민단체들의
낙천.낙선운동, 미디어의존도의 증가 등 선거환경이 크게 달라졌다.

따라서 과학적인 선거캠페인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고 그에 맞는
선거전략과 전술이 필요하다.

그래야 자금과 인력 등 선거자원을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거캠페인의 당면목표를 설정하고 객관적인 리서치를
통해 선거전략을 짜야 한다.

각종 구호와 공약, 슬로건을 무엇으로 할지, 선거비용은 어떻게 조달할지,
나의 지지세력은 어떻게 분포돼있고 누구를 대상으로 어떻게 확보해야 할지,
선거운동조직은 어떻게 꾸릴지 등을 구체적으로 정해야 한다.

어떻게 하면 유권자들의 마음을 살 수 있을지 구체적인 설득방안도
다각도로 준비해야 한다.

특히 언제, 어느 지역에서 누구를 대상으로 집중적인 캠페인을 벌여야
할지를 결정하는 것은 제한된 선거자원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는데 필수적이다.

<>김학량 리서치앤리서치 정치.사회조사부문 사장 =정치부패는 선거에서
출발한다.

선거비용을 줄이면 그만큼 부패도 줄어들게 된다.

정확한 여론조사에서 추출한 객관적이고 대표성있는 정보를 토대로 선거
캠페인을 벌이면 꼭 필요한 곳에 효율적으로 선거자원을 사용할 수 있어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예컨대 후보와 선거운동원이 선거운동기간중 접촉하는 유권자는 전체의
30%를 넘지않는다.

또 아무리 선거운동을 잘해도 지지율의 변화폭은 최대 10% 정도다.

따라서 선거운동이란 박빙의 승부처에서는 유효하지만 선거 40~50일 전에
상대후보와 20% 이상의 차이가 난다면 아예 포기하는 편이 낫다.

따라서 선거운동기간 전에는 여론조사를 통해 각후보의 인지도와 지지도
등을 파악, 선거전략.전술을 세우고 선거운동 기간에는 인지도 및 지지도의
변화추이와 선거전략의 효율성 등을 지속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특히 당선을 위해서는 인지와 지지도를 기준으로 어느 유권자들을 집중적
으로 공략할 지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년오 서울정치마케팅연구소장 =선거캠페인의 1단계 준비과제는 후보
자신에 대한 연구이고 그 다음은 상대후보에 대한 연구다.

상대후보의 능력과 자질, 정책과 이슈 등을 공격하는 네거티브캠페인을
벌이고 또 상대편의 네거티브 캠페인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근거없는 허위사실을 퍼뜨리거나 상대후보를 악의적으로 폄하하는 네거티브
캠페인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나 능력과 자질이 부족하거나 도덕성이 결여된 정치후보자에 대해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거나 비판해 유권자가 올바로 판단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정상적인 네거티브캠페인이다.

총선시민연대의 낙천.낙선운동도 이에 속한다.

네거티브캠페인을 효율적으로 벌이기 위해서는 상대후보의 저작물과
홍보물, 각종 토론회에서의 발언, 병역기록, 가입단체와 종교 및 기부.헌금
기록, 도박.알코올중독 등 생활양태, 가족문제, 납세기록, 고소.고발, 과거의
선거캠페인 관련내용 등을 광범위하게 조사해야 한다.

< 정리=서화동 기자 fireboy@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