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사 사옥 동남쪽과 맞붙은 곳에 높이 27m의 첨단 건물이
들어섰다.

새 윤전기가 설치된 "제2윤전동"이다.

바닥면적은 2백49평이며 지상에 드러난 높이만 해도 22m에 이른다.

전체 높이를 일반 아파트로 치면 9층에 해당하는 건물이다.

이 건물은 중앙일간지의 도심지 윤전시설중에서 유일한 지상 건축물이다.

윤전동 앞에는 미니공원이 꾸며져 있고 옥상에도 휴식공간이 마련돼 있다.

건물 안에는 소음방지 등의 최첨단 설비가 마련돼 쾌적한 사무실 환경을
갖췄다.

한마디로 "환경친화형 윤전동"이다.

이 윤전동은 급격하게 늘어나는 한경의 신규독자 수요에 맞춰 초고속 최신
윤전시설을 갖추기 위해 지난해 7월 착공됐다.

약 8개월 동안의 공사와 윤전기 설치작업을 모두 마치고 보다 새로운 지면
으로 독자들에게 서비스할 수 있게 됐다.

새 윤전시설은 컴퓨터제어시스템(CCS)으로 통제되는 전자동 설비라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다양한 컬러를 동시에 인쇄하는 기존의 잉크블레이드 방식과는 달리 흑색
청색 적색 황색 순으로 분사하는 스프레이 방식이다.

그만큼 정확하게 분사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한치의 오차도 없도록
컴퓨터를 통해 제어된다.

이 윤전기로 찍은 신문은 훨씬 산뜻하고 깔끔하다.

윤전설비의 무게만 하더라도 인쇄시설 6백t에 종이를 공급하는 부분 등을
합치면 모두 8백t에 이른다.

새 윤전기는 48면 분량을 합쇄로 시간당 15만부씩 인쇄할 수 있는 성능을
지니고 있다.

일본 미쓰비시사의 최신 제품(LITHDPIA-BTO-NS형)이다.

새 윤전시설은 이중삼각판 시스템을 채택해 컬러 16면을 동시에 인쇄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3개 섹션을 동시에 출력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한경은 기존의 윤전설비를 합쳐 서울 본사에서만 시간당 30만부씩
찍어낼 수 있는 인쇄능력을 갖추게 됐다.

6시간을 가동하면 하루에 1백80만부를 발행할 수 있는 수준이다.

지난해 12월16일부터 단행된 영남권 지방인쇄를 포함할 경우 "하루 2백만부
발행체제"를 확보하게 됐다.

이를 통해 한경이 날로 늘어나는 독자들의 성원과 요구에 보다 신속하게
대응해 나갈 수 있게 된 것은 물론이다.

한경의 독자수는 그야말로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신규독자수가 연일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존의 인쇄능력으로는 이같은 신규 독자의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이제 새 윤전시설을 통해 1백만 한경 독자들에게 그날의 뉴스를 가장 빠르게
전달하는 신문으로 거듭나게 된다.

한경은 이미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 영국의 파이내션타임스,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과 함께 세계 4대 경제지 반열에 서 있다.

국내에서도 종합지와 경제지를 통틀어 4대 신문의 위치를 확고히 다져 왔다.

그러나 한경은 여기에 만족하거나 안주하지는 않는다.

꼭 필요한 정보만을 제공하고 읽는 맛을 더한 신문을 만들기 위해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

독자를 현혹하는 이벤트성 기사나 저널리즘상업주의를 철저히 배격하고
있다.

지면을 개편하고 새 윤전시스템을 도입하게 된 것도 이같은 독자제일주의의
신문제작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서다.

새 천년 "1백만 독자시대"를 맞아 한경은 앞으로도 세계 4대 경제지답게
고품격, 고품질을 지향해 나갈 것이다.

성공한 사람과 성공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신문을 만들기 위해 경제기사의
소프트화, 경제정보의 생활화, 경제신문의 대중화에도 앞장서 나갈 각오다.

이제 한경은 첨단 윤전시설을 통해 보다 깔끔하고 더 산뜻한 지면으로
독자들을 찾아가게 된다.

< 손희식 기자 hssoh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