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삼월을 맞았으나 자금시장은 여전히 "정중동".

외형상으로 조용한 한주였다.

투신사의 경우 공사채형펀드에선 돈이 빠지고 이중 일부가 주식형으로
흘러드는 현상이 지속됐다.

지난달 24일부터 28일까지 공사채형펀드에선 2조9천9백46억원이 유출됐다.

이 기간중 주식형엔 3천억원 가량의 돈이 들어왔다.

특히 후순위담보채펀드의 인기가 돋보였다.

지난달 24일 2조4천5백76억원에서 28일엔 2조7천2백22억원으로 불어났다.

하이일드펀드도 같은기간중 2백32억원을 끌어들이며 꾸준한 인기를 과시
했다.

은행권에선 단기위주로 떠돌던 자금이 안정성을 찾아 정기예금을 중심으로
한 저축성 예금으로 몰리는 추세.

지난 한달간 은행 저축성예금 증가액 13조원 가운데 정기예금이 10조원 가량
을 차지했다.

반면 수시입출식 예금인 MMDA는 9천억원 가량 줄었다.

환시장에선 원화가치가 가파른 상승(환율 하락)세를 보였다.

외국인 주식매입 확대로 달러가 넘쳐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은 지난달 24일 이후 순매수 행진을 거듭해 5일간 1조1천억원에
달하는 돈을 증시에 쏟아부었다.

지난 2일엔 거래소시장에서 무려 6천2백59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날 엔화강세까지 가세해 원화가치가 하루만에 9원60전이나 올랐다.

외국인 자금 유출입에 따라 환율과 주식이 널뛰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금주엔 오는 9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의 단기(콜)금리 인상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지난해 4.4분기 경제성장률이 13.5%에 이른 것으로 추정되면서 금리 인상론
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인상 조치는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금통위가 지난달 재경부의 거부감 속에서도 단기(콜) 금리를 인상한 만큼
이번엔 과열조짐에 "경고"를 보내는 수준에서 그칠 것이란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저금리에 대한 정부 의지가 강한데다 금융시장에 불씨가 남아있는 상태에서
무리수를 두진 않을 것이란 판단도 한몫하고 있다.

전철환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달 콜금리 인상 직후 "현재와 같은 여건에서는
당분간 추가적인 금리인상의 필요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금리 추가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견해도 있다.

수입 폭증으로 총수요 관리가 시급하다는 점에서 그렇다.

국제금리와 유가 상승기조도 한은의 금리인상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 유병연 기자 yooby@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