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증시의 초점은 단연 "외국인"이었다.

외국인들은 지난주말 마치 "굶주린 사자"마냥 상장주식을 거둬들였다.

지난 2일 6천2백59억원 어치를 순매수한데 이어 3일엔 8천5백57억원 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하루 순매수 사상최대"란 신기록을 작성했다.

이 덕분에 빈사상태에서 헤매던 거래소시장은 원기를 찾는데 성공했다.

지난 2일 66.28포인트 상승한데 이어 3일에도 0.17포인트 올랐다.

비록 주말 종합주가지수가 900을 넘는데는 실패했지만 "시장이 끝났다"는
인식이 팽배했던 지난주초에 비하면 분위기가 급변한 한주였다.

그렇다면 이번주 증시의 화두는 무엇일까.

자연 외국인 동향이다.

만일 외국인들의 거래소주식 순매수추이가 당분간 계속된다면 증시주변은
순식간에 "장밋빛"으로 바뀔 공산이 크다.

이미 엔화는 강세로 돌아섰다.

국제 반도체가격이 하락세를 멈춘 것도 분명하다.

산유국들이 증산에 합의함으로써 유가상승세에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억지 춘향"이란 감은 없지 않지만 국내 거시지표도 안정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인이 최대 "매수세력"으로 굳건히 자리잡는다면
"입춘대길 3월"을 기대할만하다.

그러나 단순한 가능성만을 갖고 투자전략을 짤수는 없다.

만일 외국인이 한순간에 매수규모를 줄여버린다면 투신사의 매수여력이
취약한 상태에서 "말짱 도루묵"이 돼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초 하루 이틀은 외국인동향을 독립변수로 생각하는 게 옳다.

그보다는 지난주 지속됐던 우량 중소형주 위주로 투자방향을 세우는 게
낫다.

코스닥시장도 마찬가지다.

지난 2일과 3일 코스닥시장은 외국인에 대해 "독립선언"을 한 것처럼
비춰졌다.

지난 2일 외국인들이 순매도로 돌아섰지만 코스닥지수는 폭등했다.

지난 3일은 정반대.

외국인들이 순매수에 나섰지만 지수는 제법 크게 하락했다.

지수영향력이 큰 한통하이텔 한통프리텔 새롬기술 다음 등은 힘을 쓰지
못했다.

대신 그동안 소외됐던, 이름도 생소한 중소형주가 약진했다.

그렇다면 이번주 투자전략은 거래소건, 코스닥이건 지수등락에 괘념치 말고
개별 재료를 가진 중소형주 위주로 전략을 짜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주중반 외국인의 추세적 매수세가 정착되고 투신사의 태도변화가
있을 경우 주가가 다시 1,000고지를 향해 줄달음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대형주에도 관심을 갖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 하영춘 기자 hayoung@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