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기운이 완연하다.

일조량이 늘어나면 인체에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 분비가 왕성해진다.

사람들의 기분이 좋아지는 이유란다.

주식시장도 오랜만에 기분 좋은 기지개를 켰다.

주초 폭락세를 보이며 819.01에 시작했던 종합주가지수는 주말장을
8백94.83으로 마감됐다.

거래대금도 사상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했다.

무엇보다 관심을 끄는 부분은 외국인의 순매수가 사상 최고 수준까지
올라섰다는 것.

지난 3일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는 무려 8천5백57억원어치나 됐다.

외국인의 폭발적인 주식매수세가 멜라토닌 역할을 한 셈이다.

문제는 외국인 자금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환율이 불안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주 가장 관심을 갖고 봐야 하는 부분이다.

지난주말에도 외국인 자금 유입으로 달러당 1천1백31~1천1백32원대에 머물던
원화환율은 1천1백21원대까지 하락했다.

지난 2,3일 이틀동안 외국인 순매수는 무려 1조4천8백17억원.

이 자금은 이번주초 결제돼야 하는만큼 주초 원화환율이 더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외국인 자본 유출입의 불안정성을 줄일 수 있도록 환율과 금리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한편 외화유동성을 더 확보하는게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다.

원화가치가 강세를 보이면 우선 걱정되는게 수출이다.

지난달 무역수지는 8억달러의 흑자로 발표됐다.

막판에 선박등 굵직한 품목이 통관되면서 효자 노릇을 했다.

정부는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밀어내기의 흔적은 곳곳에서 발견된다.

이달부터는 안정적인 수출로 1백20억달러의 흑자 달성이 가능하다는게
정부의 전망이다.

그러나 원화가치 강세가 걸림돌로 작용하면 차질이 불가피하다.

대우경제연구소는 우리나라 산업경쟁력을 따져볼때 적정 환율은 1천2백60억
원이라고 분석했다.

원화가치가 높아질수록 수출경쟁력이 떨어지고 채산성은 악화된다는 얘기다.

금리 인상 여부도 관심사다.

통계청은 지난 1월중 생산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8.1%, 도소매 판매가
16.6%씩 성장했다고 지난주 밝혔다.

경기가 과열로 가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따라서 오는 9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통위가 지난달 재정경제부의 반대 속에서도 콜금리를 올린 만큼 이번엔
과열조짐에 "경고"를 보내는 수준에서 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긴 하다.

그러나 인상 가능성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유가 상승으로 물가가 불안해지고 있는데다 수입이 크게 늘고 있어 총수요
관리가 시급하기 때문이다.

벤처에 대한 정부의 시각에 미묘한 변화가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코스닥으로 자금이 몰리고 일부 벤처기업이 정책자금을 엉뚱한 곳에 쓰는
부작용이 빚어지고 있어서다.

정부는 벤처를 키우되 "무늬만 벤처"는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무늬만 벤처가 소득격차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을 심화시키고 있다는데도
주목하고 있다.

어떤 대책이 나올지 궁금하다.

재계에서는 대한상의 회장 자리가 관심이다.

88년부터 회장직을 맡아온 김상하 회장은 더 이상 연임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6일 회장단이 모여 신임회장에 대한 논의를 벌인다.

박용성 OB맥주 회장, 박정구 금호 회장,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대우자동차 실사는 6일 미국 포드부터 시작한다.

GM 다임러크라이슬러 피아트 현대 등 나머지 회사들도 실사대상이 중복되지
않는 선에서 실사일정을 짜고 있다.

실사기간은 45일 정도.

대우차 국내공장과 해외생산기지, 현지법인 등 50여곳이 대상이다.

프랑스 르노의 삼성자동차 인수조건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 김정호 기자 jhkim@ked.co.kr >

[ 체크포인트 ]

<>6일 - 한-프랑스 정상회담
- 포드, 대우자동차 실사 개시

<>7일 - 미국, 슈퍼화요일 대통령 예비선거

<>9일 - 금융통화위원회

<>10일 - 한-독일 정상회담

<>주중 - 중국, 제9기 전인대 3차대회(~14일)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