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국제금융시장은 다소 안정을 찾은 한 주였다.

미국증시가 고용사정에 여유를 찾으면서 불안감이 해소됐기 때문이다.

이번주 국제금융시장은 유로화 가치와 나스닥 주가의 향방이 가장 큰
관심사다.

우리로서는 엔화 가치가 어떻게 움직이느냐도 관심이 되고 있다.

최근 들어 유로화 가치는 유로당 0.95달러대까지 떨어지고 있다.

물론 지난해 유로화 출범 이후 최저수준이다.

미국의 추가금리인상이 점쳐지는 상황에서 유럽중앙은행(ECB)이 더 이상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 직접적인 배경이다.

향후 유로화 가치를 예상하는데 있어서는 현재 유럽이 처한 특수한 사정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제는 유로화 가치하락이 유럽통화동맹(EMU) 실패와 동일시되는 단계는
지났다.

EMU 출범 1년째를 맞아 역내교역이 증가하면서 유로랜드국과 비유로랜드간의
경제사정이 뚜렷한 대조를 보이기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당연히 제3의 정부를 지향하는 프랑스의 조스팽 정부나
독일의 슈뢰더 정부는 실업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최대과제다.

현재 유럽의 재정적자, 낮은 금리수준을 감안할 때 유로화 가치하락을 통해
수출을 모색하는 방안 이외에는 이 문제를 해결할 있는 뚜렷한 방안이 없는
상태다.

최근의 유로화 가치하락은 미국과의 공조성격도 강하다.

미국의 무역적자는 단기적으로 해소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다.

자본수지 흑자세가 계속 유지돼야 한다.

반면 유럽은 수출을 통해 실업을 해결해야 한다.

이에 따라 미국과 유럽간에 3% 포인트 이상의 금리차를 그대로 유지함으로써
이런 목적을 달성해 나간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앞으로 유로랜드 확대, 금년중 3%대의 경제성장세를 감안하면 유로화
가치가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중장기적으로도 달러화와 버금되는 중심통화로 대두될 가능성이 높으나
그때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당분간 유로화 약세를 전제로 자산부채(cash-flow)를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이는 대목이다.

지난주말 5천포인트에 근접한 나수닥 지수가 이번주에 과연 이 선을 돌파할
수 있을지도 향후 국제금융시장에 커다란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로서는 한마디로 그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이미 그린스펀 의장이 통화정책 운용을 주가와 연계시켜 추진하지 않기로
밝힌 이상 거품우려가 주가움직임에 걸림돌이 되지 못하고 있다.

갈수록 주가결정에 있어는 경제실적보다는 시장장참여자들의 심리가
중시되고 있다.

경제여건도 금리인상폭을 좌우할 인플레 요인이 그렇게 우려할 만한 정도는
아니다.

따라서 오는 8일에 발표될 연준리의 경기진단보고서인 베이지북이 관심이
되고 있으나 인플레 문제가 부각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1일 연준리 회의를 앞두고 논란이 많은 금리인상폭은 0.25% 포인트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물론 미국 증시에는 부담이 되는 수준은 아니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번주에 엔화 가치가 어떻게 되느냐도 중요하다.

당초 예상과 달리 지난주 엔화 가치는 달러당 1백6엔~1백7엔대의 강세를
보였다.

3월말 회계연도 결산을 앞두고 해외에 진출해 있는 일본기업들의 엔화
송금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특히 기업경영에 있어 갈수록 주가관리가 중요해짐에 따라 과거에 비해
엔화 송금이 늘어나고 있다.

물론 이러한 계절적인 요인이 끝나는 4월 이후에는 미일간의 경제여건이
반영돼 엔화가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으나 당분간은 1백10엔 이하의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말에는 미국증시가 모처럼 금요일에 주가가 하락하는 금요병에서
벗어난 만큼 국내증시도 월요병 없이 좋은 출발을 기대해 본다.

< 전문위원 scha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