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의 미PGA투어 21위는 본인의 자신감을 북돋운 것은 물론
한국남자골프도 세계정상에 다가설수 있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한국남자골프의 미PGA투어 도전사는 실패의 연속이었다.

당대의 간판스타들이 출전했으나 김승학프로가 73브리티시오픈에서 28위,
지난해 최경주가 메모리얼토너먼트에서 24위를 한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최가 이번에 그 기록마저 경신한 것.

최의 활약은 약 한달후 마스터스에 출전하는 아마추어 국가대표 김성윤
에게도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의 선전은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최는 이 대회에서 드라이빙거리 2백63.3야드, 라운드당 퍼팅수 27.5개,
그린 적중률 69.4%를 보였다.

거리만 좀 뒤질뿐 나머지는 정상급 선수에 버금간다.

홀당퍼팅수 1.53개는 "신기"에 가까운 수준.

지난해 미 투어에서 이 부문 1위였던 브래드 팩슨은 1.72개였다.

4라운드를 통틀어 최는 버디18개, 보기5, 더블보기1개를 기록했다.

보기가 다소 많지만 3일연속 언더파를 쳤다는 것도 자신감을 부추기는
요인이 될듯.

최는 상금랭킹이 지난주 1백90위에서 단번에 1백35위로 뛰어올랐다.

1백위와는 4만8천여달러 차이여서 한번만 더 20위권에 들면 1백위권 진입도
가능한 상황이다.

최의 후견인 역할을 해온 하정희 전신양행 사장은 "경주의 아이언샷은
그림같이 깃대를 향해 난다"며 "퍼팅과 쇼트게임만 다듬으면 일본의
마루야마 못지않은 선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김경수 기자 ksm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