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확천금을 꿈꾸며 하이테크 업체로 몰려들었던 미국근로자들이 다시
일반기업으로 돌아가고 있다.

미국의 USA투데이는 일부 하이테크업체 직원들이 일반업체로 복귀하는
U턴 현상이 점차 두드러지고 있다고 6일 보도했다.

인력관리업체인 커리어패스 닷 컴의 지난 1월 조사에 따르면 하이테크업체
직원 10명중 4명이 전직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하이테크업체로 옮기면 스톡옵션(주식매입선택권)등으로 단숨에
백만장자가 될수 있다는 환상이 깨지고 장시간의 격무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업체의 경우, 일반업체들에 비해 근무시간이 길고
스톡옵션이 발효될 때까지 오랫동안 기다려야 하는 등 하이테크 직종에
대한 환상이 걷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조사업체인 케이 배스먼 인터내셔널의 제프 케이 사장은 "하이테크
종사자들이 장시간 근무에 싫증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의 하이테크기업 직원들은 밤 9시가 넘어서야 퇴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반기업들이 하이테크업체들 처럼 보너스 등 각종 혜택을 제시하고
있는 것도 U턴현상의 원인이다.

코퍼레이트 아메리카 등 일반업체들은 인터넷회사들처럼 고용계약때
보너스지급 등 각종 특전을 제공,과거의 진부한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있다.

하이테크 업체에 대한 환상이 걷히면서 자신의 능력을 더 발휘할 수 있는
회사를 찾으려는 추세도 강하다.

뉴욕의 인터랙티브 서비스업체인 에이전시 닷 컴의 콜로라도 지사에
근무하던 데이비드 걸리의 경우 최근 컨설팅업체인 딜로이트 앤드 투시로
자리를 옮겼다.

세계무대에서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이 부족했다는 것이 이직 이유다.

전문가들은 "장기간의 활황으로 풍요로워진 미국 직장인들 사이에서
삶의 질을 중시하는 풍조가 되살아나고 있다"며 이같은 U턴 현상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 박영태 기자 pyt@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