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가 외국의 통상압력에 대해 공식적으로 맞받아치고 나섰다.

대한상의 김효성 상근부회장은 7일 상의클럽에서 "주한EU상의의 무역장벽
보고서에 대한 의견"이란 반박문에서 주한EU상의가 최근 "외국기업의 한국
기업 인수에 대해 노조와 재벌이 한 목소리로 저항하면서 언론이 이를 묵시적
으로 지지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정면 반박했다.

김 부회장은 "EU 회원국인 프랑스 정부가 지난 96년 10월 대우그룹을 톰슨
멀티미디어 인수업체로 발표했으나 "프랑스의 자존심"을 내세운 현지 여론에
밀려 매각계획을 백지화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상의는 "일부 언론에서 대우자동차의 해외매각으로 국부가 유출될 것을
우려하고 있으나 이는 국내.외 기업에 동등한 입찰기회를 주라는 얘기이지
해외매각 자체를 반대하는 주장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대한상의는 "노동계가 조직적인 임금인상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올해
임금인상은 한자릿수 이내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
기업들이 크게 걱정할 문제는 아니다"고 밝혔다.

상의는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관행은 국제기준에 맞지 않고 노사관계의 기본
인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도 상충되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게 경영계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외환위기이후 과도한 부채사용에 대한 금융.세제상의 불이익
을 주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기업들의 무리한 사업확장은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며 한국기업이 과잉 투자를 재개하고 있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이밖에 기업투명성 확보에 별 진전이 없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지난 98년
이후 상법 개정 2회, 증권거래법 개정 2회 등을 통해 기업의 투명성 강화
방안들이 꾸준히 제도화됐다"고 설명했다.

상의는 "주한EU대표부 및 EU상의와 정기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대화채널을
구축하고 필요하다면 EU상의 산하 업종별 위원회와 국내 업종별 단체간
대화를 주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주한EU상의는 지난 2일 연례 무역장벽보고서를 발표, 한국에 대해
자동차 조선 은행 주류 등 14개 산업분야에 걸친 교역장벽의 철폐를 주장
했다.

< 정구학 기자 cg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