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말이 없어야 해결된다..신상민 <본사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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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제도의 최대 맹점은 반드시 당선자가 나온다는 점이라는 지적은 어쩌면
말장난에 불과할 지 모른다.
그러나 이 후보는 마뜩지 않고 저 후보도 떨어졌으면 싶기만 한 선거라면
얘기는 달라질 수도 있다.
4.13 총선을 눈앞에 두고 그런 생각을 갖게되는 유권자는 과연 극소수에
그친다고 단정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좋은 것이 이기는게 아니라 이기기만 하면 좋은 것이 되는 선거라면,
그것은 필연적으로 흙탕속의 개 싸움이 될 수밖에 없다.
정책이 이슈가 되지 못하는 선거,그래서 어떤 것이 좋은지 판단할 길도
없는 선거전이기 때문에 지역감정 부풀리기 경쟁이나 벌이게 된게 이번
총선이 아닌지 모르겠다.
여.야 각당이 벌이고있는 지역감정논쟁을 지켜보노라면 마치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카드게임을 연상하게 된다.
스페이드 에이스를 동시에 내놓고 서로 네가 속였다고 고함을 지르는 꼴이
아니라고 하기 어려운 측면이 강하기 때문이다.
지역감정이 언제부터 불거졌느냐는 주장만해도 그렇다.
5.16이후, 71년 대선때, 87년 대선때를 기점으로 보는 각당의 주장은
한마디로 "우리는 희고 검은 것은 너희들 뿐"이라는 얘기로 통한다.
5.16 이전에 영.호남간 갈등이 그렇게 첨예하지 않았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전라도가 고향인 사람이 경상도에서, 또 경상도 사람이 전라도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된 사례가 여러 건 있었다는 점을 되돌아보더라도 그런
해석이 가능하다.
그러나 5.16후 경제개발정책이 지역갈등의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지적도
전적으로 옳지만은 않다.
초기 개발단계에서 수출산업을 지리적 이점이 있는 남동해안지역에 배치한
것을 부당한 지역차별이라고 보는 것은 다소 문제가 있기도 하다.
내용은 다르지만 지역감정이 전무한 나라는 없다.
일본의 경우만 하더라도 메이지유신때 입장을 달리해 창을 맞대고 싸웠던
현간 아직도 앙금이 남아있는 경우도 없지 않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따지고 보면 어느 정도의 지역색은 자연발생적인 측면이 있고 꼭 나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그것이 강한 배타적 성향을 나타내면서 망국적인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그 책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정치에 있다.
득표전략의 일환으로 실제이상으로 지역차별을 부풀리고 배타적인 지역의식
을 고취시켜온 정치인들이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특정지역 출신이 요직은 독차지했다는 따위의 과장된 주장이 횡행하는
선거가 되풀이된 결과가 지역간 골이 깊어질대로 깊어진 오늘의 현상임은
너무도 분명하다.
그러나 TV등의 영향으로 사투리가 현저하게 줄어드는 양상이고 직장이동
등으로 지역간 교류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속에서 지역감정이 수그러들기는
커녕 갈수록 확대되는 이상한 현상을 정치인 탓만으로 돌려서는 안된다.
한꺼풀 더 들어가면 우리들 유권자들의 수준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는
게 자명해진다.
나라 살림살이를 어떻게 개선하겠다는 얘기는 할 실력도 없는 사람,
지역감정에나 호소하면 표를 줄 것으로 유권자를 우습게 보는 사람들을 계속
뽑아줬기 때문에 이번에도 또 선거초반부터 지역감정조장 발언이 쏟아지고
있다고 보는 게 옳다.
망국적인 지역감정을 해소하는 길은 한가지 밖에 없다.
그런 얘기를 입에 담지않는 것이 그것이다.
말 때문에 말이 많아지는 것, 건드리면 커지는 것이 지역감정의 본질이다.
그것을 자꾸 얘기하는 정치인일수록 상황을 나쁘게 만드는 사람인 것 또한
분명하다.
이번 선거에서 어떤 후보가 국가에 유해하고 어떤 사람이 능력이 없는 지를
판별하는 것 또한 이런 시각에서 가능하다.
높은 실업률, 심각한 재정적자, 심화되고 있는 소득불균형등 수다한 정책적
이슈가 널려있는 상황에서 지역감정외엔 할 말이 없는 후보라면 기대해야
할게 있을 리 없다.
IMF이후 쟁점이 돼온 구조조정문제만 해도 아직 미해결의 과제가 한둘이
아니다.
사실상 거의 전은행이 국유화돼있는 현재의 상황을 어떻게 풀어나가야할
것인지도 당연히 이번 선거에서 논의해야 한다.
공기업 해외매각에 대한 노조의 반발등 표면화된 경제현안만도 한둘이
아니건만 왜 이런 문제들은 거론조차 되지않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우리들의 선거가 단순히 당선자를 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나라일에 대한
컨센서스를 얻는 과정이 되도록 자리하게 하려면 지역감정 얘기를 하는
후보를 무조건 떨어뜨리는게 그 효과적인 출발점이 될 것이다.
그래서 백해무익한 얘기가 나오지 못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경제에 대한
토론이 벌어지고 나라살림살이를 주제로 한 정책대결이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그렇게되면 지역감정 또한 시간이 가면서 해소될 수 있을 것은 물론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8일자 ).
말장난에 불과할 지 모른다.
그러나 이 후보는 마뜩지 않고 저 후보도 떨어졌으면 싶기만 한 선거라면
얘기는 달라질 수도 있다.
4.13 총선을 눈앞에 두고 그런 생각을 갖게되는 유권자는 과연 극소수에
그친다고 단정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좋은 것이 이기는게 아니라 이기기만 하면 좋은 것이 되는 선거라면,
그것은 필연적으로 흙탕속의 개 싸움이 될 수밖에 없다.
정책이 이슈가 되지 못하는 선거,그래서 어떤 것이 좋은지 판단할 길도
없는 선거전이기 때문에 지역감정 부풀리기 경쟁이나 벌이게 된게 이번
총선이 아닌지 모르겠다.
여.야 각당이 벌이고있는 지역감정논쟁을 지켜보노라면 마치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카드게임을 연상하게 된다.
스페이드 에이스를 동시에 내놓고 서로 네가 속였다고 고함을 지르는 꼴이
아니라고 하기 어려운 측면이 강하기 때문이다.
지역감정이 언제부터 불거졌느냐는 주장만해도 그렇다.
5.16이후, 71년 대선때, 87년 대선때를 기점으로 보는 각당의 주장은
한마디로 "우리는 희고 검은 것은 너희들 뿐"이라는 얘기로 통한다.
5.16 이전에 영.호남간 갈등이 그렇게 첨예하지 않았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전라도가 고향인 사람이 경상도에서, 또 경상도 사람이 전라도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된 사례가 여러 건 있었다는 점을 되돌아보더라도 그런
해석이 가능하다.
그러나 5.16후 경제개발정책이 지역갈등의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지적도
전적으로 옳지만은 않다.
초기 개발단계에서 수출산업을 지리적 이점이 있는 남동해안지역에 배치한
것을 부당한 지역차별이라고 보는 것은 다소 문제가 있기도 하다.
내용은 다르지만 지역감정이 전무한 나라는 없다.
일본의 경우만 하더라도 메이지유신때 입장을 달리해 창을 맞대고 싸웠던
현간 아직도 앙금이 남아있는 경우도 없지 않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따지고 보면 어느 정도의 지역색은 자연발생적인 측면이 있고 꼭 나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그것이 강한 배타적 성향을 나타내면서 망국적인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그 책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정치에 있다.
득표전략의 일환으로 실제이상으로 지역차별을 부풀리고 배타적인 지역의식
을 고취시켜온 정치인들이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특정지역 출신이 요직은 독차지했다는 따위의 과장된 주장이 횡행하는
선거가 되풀이된 결과가 지역간 골이 깊어질대로 깊어진 오늘의 현상임은
너무도 분명하다.
그러나 TV등의 영향으로 사투리가 현저하게 줄어드는 양상이고 직장이동
등으로 지역간 교류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속에서 지역감정이 수그러들기는
커녕 갈수록 확대되는 이상한 현상을 정치인 탓만으로 돌려서는 안된다.
한꺼풀 더 들어가면 우리들 유권자들의 수준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는
게 자명해진다.
나라 살림살이를 어떻게 개선하겠다는 얘기는 할 실력도 없는 사람,
지역감정에나 호소하면 표를 줄 것으로 유권자를 우습게 보는 사람들을 계속
뽑아줬기 때문에 이번에도 또 선거초반부터 지역감정조장 발언이 쏟아지고
있다고 보는 게 옳다.
망국적인 지역감정을 해소하는 길은 한가지 밖에 없다.
그런 얘기를 입에 담지않는 것이 그것이다.
말 때문에 말이 많아지는 것, 건드리면 커지는 것이 지역감정의 본질이다.
그것을 자꾸 얘기하는 정치인일수록 상황을 나쁘게 만드는 사람인 것 또한
분명하다.
이번 선거에서 어떤 후보가 국가에 유해하고 어떤 사람이 능력이 없는 지를
판별하는 것 또한 이런 시각에서 가능하다.
높은 실업률, 심각한 재정적자, 심화되고 있는 소득불균형등 수다한 정책적
이슈가 널려있는 상황에서 지역감정외엔 할 말이 없는 후보라면 기대해야
할게 있을 리 없다.
IMF이후 쟁점이 돼온 구조조정문제만 해도 아직 미해결의 과제가 한둘이
아니다.
사실상 거의 전은행이 국유화돼있는 현재의 상황을 어떻게 풀어나가야할
것인지도 당연히 이번 선거에서 논의해야 한다.
공기업 해외매각에 대한 노조의 반발등 표면화된 경제현안만도 한둘이
아니건만 왜 이런 문제들은 거론조차 되지않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우리들의 선거가 단순히 당선자를 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나라일에 대한
컨센서스를 얻는 과정이 되도록 자리하게 하려면 지역감정 얘기를 하는
후보를 무조건 떨어뜨리는게 그 효과적인 출발점이 될 것이다.
그래서 백해무익한 얘기가 나오지 못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경제에 대한
토론이 벌어지고 나라살림살이를 주제로 한 정책대결이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그렇게되면 지역감정 또한 시간이 가면서 해소될 수 있을 것은 물론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