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컴퓨터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간지 1년7개월만에
정상기업으로 되돌아갔다.

채권단은 8일 전체 채권금융기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협의회를 열고
한국컴퓨터의 워크아웃 조기졸업을 최종 확정했다.

한창화학이 지난해 해외매각으로 워크아웃에서 벗어난 적은 있으나
경영정상화를 통해 조기졸업한 곳은 한국컴퓨터가 처음이다.

<>재무구조및 영업실적 개선 =한국컴퓨터는 지난98년8월 워크아웃을 신청한
이후 지난해말까지 2백80억원의 자산을 매각했다.

올해 들어서도 서울방송주식 2백60여억원어치를 처분, 워크아웃 직후
1천82억원이었던 차입금을 지난2월말기준 5백20억원으로 줄였다.

한국컴퓨터는 서울방송 이외에 19만주의 신세기통신 주식과 제주도소재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매각할 경우 당좌차월과 수출입금융을 제외한 차입금을 전액 상환할 수
있을 정도로 재무구조가 개선됐다.

영업실적도 지난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지난98년말 41억원에 불과했던 영업이익이 99년 2백48억원으로 5배이상
늘었다.

3백15억원 적자였던 당기순이익도 1백71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한국컴퓨터는 워크아웃 이후 연구소실장 출신인 이정훈 사장이 취임하면서
실적이 두드러지게 개선됐다.

증시활황에 따른 증권사들의 전산투자확대, 컴퓨터 수요증가, 은행단말기
서비스확대 등 여건이 개선된 것도 기여했다.

한국컴퓨터는 채권단의 부채출자전환 없이 워크아웃을 진행했기 때문에
대주주는 홍정균씨 등 그대로이며 무궁화구조조정기금이 1백억원의
전환사채를 매입했다.

<>채권단 평가 =워크아웃 전담은행인 신한은행은 한국컴퓨터의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 워크아웃을 조기졸업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신한은행 설용오 워크아웃팀장은 "98년말 9백1%였던 부채비율이 지난해말
기준 1백68%로 줄었다"며 "매출액대비 영업이익율도 16%로 높아져 경영이
정상화됐다"고 밝혔다.

채권단은 지난98년11월 워크아웃 계획을 최종 확정하면서 한국컴퓨터의
부채상환유예기간을 2001년까지로 정했다.

금리는 담보채권의 경우 우대금리(프라임레이트)+1%, 무담보채권은
우대금리로 재조정했다.

워크아웃이 조기종료됨에 따라 채권금융기관들은 한국컴퓨터와 약정하는
대출금리를 받을 수 있게 됐다.

< 현승윤 기자 hyunsy@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