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체방크가 드레스드너은행을 합병하기로 한 것은 몸집을 세계 최대로
불려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위해서다.

도이체방크는 드레스드너와 합치면 비용절감은 물론 기업간(B2B) 전자상거래
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수 있어 "윈-윈"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독일에서 각각 1,3위 은행인 도이체방크와 드레스드너방크가 성공적으로
합병하면 총자산 1조2천5백억달러의 "공룡은행"이 탄생한다.

이번 합병은 도이체가 드레스드너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새 합병사
이름도 "도이체 방크"가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양사간 합병은행은 지난해 8월 통합을 선언한 일본의 "다이치간교-후지-
일본흥업" 연합노선과 세계 1,2위 자리를 놓고 다투게 될 전망이다.

최근 정상을 차지하기 위한 금융업체들의 "몸불리기" 경쟁은 처절할 정도다.

도이체 방크의 드레스드너 인수도 "1등이 아니면 안된다"는 업계의 인식을
여실히 보여준다.

도이체 방크는 현재 보유자산금 8천4백억달러로 이미 세계에서 가장 덩치가
큰 은행.

작년에 미국의 뱅커스트러스트 은행을 인수하는 데 성공, 스위스의 UBS와
미국의 시티그룹을 따돌리고 1위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작년 8월 일본의 다이치간교와와 후지, 일본흥업 등 3개은행이
공동경영을 선언, 총자산 1조3천억달러 규모의 "초수퍼은행" 탄생을
예고하는 바람에 왕좌를 내줘야하는 상황에 처했다.

이렇게 되자 도이체방크는 다시 합병 파트너를 물색하기 시작했고 지난해
가을 드레스드너와 소매금융영업 부분의 통합을 위한 협상에 들어갔다.

그러나 완벽한 합병이 아니면 별 의미가 없다는 반론이 내부에서
제기되면서 협상이 일단 중지됐다.

"도이체-드레스드너" 연합이 결성되면 총자산 규모면에서 일본의 3개
통합은행과 거의 엇비슷하게 된다.

앞으로 자산변화나 집계방식에 따라 순위에 변동이 있을 수 있으나 세계
정상권임은 분명하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여기에 보험.자산 운용그룹인 알리안츠도 가세해
또다른 3자 연합"이 탄생할 가능성이 있다.

알리안츠는 도이체와 드레스드너의 주요주주로 4천24억달러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알리안츠까지 끼어들 경우 새로운 "도이체 방크"는 확고부동한 세계
최대 금융그룹이 된다.

이같이 "덩치키우기" 경쟁이 치열한 세계 은행업계에는 앞으로도 합종연회
바람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게자들은 우선 독일 2위 은행인 히포테어라인스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영국 등 유로권 대형금융기관들도 인수합병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서는 체이스맨해튼은행과 메릴린치간의 합병설이 나돌고 있다.

< 고성연 기자 amazing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