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시대를 맞아 도난물품 순위도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주로 현금 귀금속 TV 비디오 오디오 등이 도난당했으나 최근들어선
현금화가 쉬운 PC(개인용 컴퓨터)가 가장 많이 도난당하는 품목으로 부상
했다.

특히 PC를 도난당한 기업의 경우 업무마비 사태까지 야기되는 등 심각한
피해를 입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보안전문회사인 에스원은 8일 올들어 2월말까지 에스원 가입고객
13만명 가운데 절도 피해를 입은 30명중 PC를 도난당한 고객이 17명으로
PC도난율이 56.7%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최근 5년간 에스원 가입고객의 PC 도난율은 96년 6.9%, 97년 9.9%, 98년
36.2%, 99년 28.9% 등으로 98년 이후 컴퓨터 절도범죄가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에스원 관계자는 "PC도난이 급증하는 것은 중고 매매가 수월해 현금화하기
쉬운데다 노트북 PC가 보편화돼 훔치기가 용이해진데 따른 것"이라며 "컴퓨터
대리점이나 학교, 사무실이 피해를 많이 본다"고 밝혔다.

그는 또 "특히 벤처기업 사무실의 경우 PC내에 사업정보 등 각종 데이타가
저장돼 있어 PC 도난으로 정보유출은 물론 업무마비 사태까지 빚어지고 있다"
고 분석했다.

실제로 경주의 한 대학 창업보육센터에서 최근 발생한 PC 도난사건의 경우
창업을 준비중이던 10여개 업체 사무실에 절도범이 침입해 PC 12대를 훔쳐
가는 바람에 각 업체가 6개월 동안 공들여 준비한 창업준비작업이 수포로
돌아갔다고 에스원은 밝혔다.

< 김광현 기자 kk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