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하면 누구나 알프스산맥과 시계를 떠올린다.

그렇다면 스위스 명품 시계중 가장 오래된 것은 무엇일까?

바로 1백68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론진( longines )이다.

론진은 스위스 최대 시계 연합 그룹인 스와치그룹의 16개 브랜드중 2번째로
오랜 역사를 가진 브랜드다.

론진의 역사는 1832년 어거스트 아가시가 스위스의 작은 마을인 상띠이에의
시계 공방을 인수하면서 시작됐다.

소수의 장인들이 시계 부품을 조립, 소규모로 운영되던 론진 시계는 창립자
아가시의 조카인 어네스트 프란시옹이 합류하면서 성장의 길을 걷게됐다.

1867년 프란시옹은 최정예 기술자 40여명을 합류시켜 상띠미에 인근의
론진(긴목초지라는 뜻을 가진 지명)에 시계 공장을 설립, 기계식 생산방식을
도입했다.

그러나 론진은 대량 생산을 포기하고 최고의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적절한
양만 생산했다.

최고 품질의 시계생산만을 고집한 결과 론진은 1879년부터 20년간 각종 시계
박람회 4백차례의 수상 기록을 남길 수 있었다.

특히 10번의 대상과 28번의 금상 수상는 지금까지 깨지지 않는 시계 업계의
대기록이다.

이처럼 론진이 뛰어난 품질을 안정받게 되자 문제점이 생겨났다.

론진의 유명세를 이용한 모조품들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론진은 진품과 유사품을 구별하기 위해 시계 내부의
회전축에 문양을 새겨넣기로 했다.

그 결과 날개와 모래 시계가 결합된 현재의 론진 문양이 탄생하게 됐다.

날개는 세계로 뻗어가는 론진의 발전을 상징함과 동시에 시계기술 발전을
위해 극복해야만 했던 모든 장벽을 뛰어넘겠다는 론진의 의지를 상징한다.

모래시계는 정확한 시간을 기록하겠다는 신념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

날개와 모래시계의 결합은 전세계 모든 공간에서 시간을 나타내겠다는
론진의 의지를 상징한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글씨체의 변화만 있었을뿐 1백11년동안 동일한 엠블렘을
유지하고 있을 만큼 론진의 브랜드 관리는 철저하다.

1백68년이라는 긴 역사동안 고가시계로서의 명성을 지켜 올 수 있었던 것도
론진의 철저한 브랜드 관리 덕분이었다.

엠블렘이 담고 있는 론진의 도전의지는 론진의 신기술개척으로 나타났다.

1869년 최초로 손으로 태엽을 감을 수 있는 시계를 출시했으며 1954년에는
기존의 아날로그 방식에 비해 정확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된 쿼츠 방식을
최초로 개발했다.

71년에는 초당 1백커트의 이미지 측정이 가능한 전자식 이미지 측정기를
발명, 타임키핑의 혁명을 이루었다.

각종 스포츠 경기의 기록이 1/1백초 단위로 측정된 것도 바로 론진의
이미지 측정기의 발명 이후부터이다.

또한 79년에는 두께가 1.98mm에 불과한 세계에서 가장 얇은 시계를 출시,
다시 한번 론진의 뛰어난 기술을 전세계에 알리기도 했다.

김혜옥 < 디자인커넥션 대표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