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보험] 기업 살고 근로자도 산다 .. 성공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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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금산군에 있는 신발제조업체 (주)정일은 지난해 5월 뜻하지 않은 화재사고를 당했다.
생산설비는 물론 선적 대기중이던 완제품 2만여족까지 몽땅 불에 타는 치명타를 입었다.
못쓰게 된 설비를 들어내고 새 설비를 들여놓을 때까지는 공장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이 회사는 노사협의를 갖고 일시휴업을 하기로 합의했다.
작년 5월31일 휴업계획을 신고한뒤 두달간 공장 문을 닫았다.
화재로 피해를 본데다 "IMF외환위기"의 여파가 가시지 않은 탓에 인원감축의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단 한명도 내보내지 않았다.
두달뒤 공장이 정상화됐을 때 53명의 근로자가 모두 작업장에 복귀했다.
휴업기간 동안 근로자를 해고하지 않는 조건으로 1천4백만여원의 고용유지지원금(휴업수당지원금)을 받아 근로자들에게 급여의 일정액을 지급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경기 안양에 있는 건강물베개 제조.판매 업체 (주)세풍메트릭은 인력재배치 지원금을 활용해 기업을 번창시킨 사례로 꼽힌다.
이 회사는 지난 91년 산업기계 및 부품제조 업체로 설립됐다.
97년 경제난이 심화되면서 수주물량 감소와 판매대금 결제지연으로 심각한 위기를 맞게 됐다.
고심끝에 건강물베개 제조로 업종을 바꾸기로 했다.
99년 6월말 전체 근로자수 10명중 7명을 전환업종에 재배치했다.
현재까지 고용보험기금에서 3천5백여만원을 지원받았으며 앞으로도 2천5백만원 가량을 추가로 지급받을 예정이다.
이 업체의 경우 모두 6천만원을 지원받게 돼 지난해 지출한 보험료(32만6천원)의 1백84배에 달하는 지원금을 받게 되는 셈이다.
휴업수당지원금과 인력재배치 지원금,채용장려금 등 고용보험기금에서 지급되는 고용유지지원금이 기업과 근로자의 안정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한푼이 아쉬운 중소.영세 업체에 고용유지지원금은 그야말로 "구세주" 역할을 하고 있다.
부도나 사고 등으로 쓰러지기 직전에 있던 기업들이 고용보험의 지원금을 받아 기사회생하는 경우가 급격히 늘고 있다.
지난해 고용보험기금에서 기업과 근로자에게 지급한 금액은 모두 2천26억원.전년도의 1천1백35억원보다 78.5%나 늘었다.
이중 고용유지 지원금으로 나간 돈은 7백94억2천여만원.덕분에 작년 한햇동안 37만명의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지 않고 생계를 꾸릴 수 있었다.
특히 지난해 11월 고용유지지원금의 지원수준이 기존 지급임금액의 3분의 2(대규모기업은 2분의1)에서 4분의 3(대규모기업은 3분의2)으로 늘리도록 고용보험법시행령이 개정됐다.
고용보험이 사회안전망으로서 맡는 역할이 갈수록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고용유지 지원금이 "죽어가는" 회사를 살리는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근로자들에게 애사심을 길러줘 참여와 협력의 신노사문화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경기 평택시에 있는 변압기 제조업체 (주)협화전기공업은 휴업수당 지원금을 받아 노사화합과 매출신장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았다.
이 회사는 IMF위기를 맞아 삼성SDI LG산전 현대중전기 삼화콘덴서 한국전력공사 등 주거래업체로 부터의 주문량이 3분의 2가량이나 줄어 존폐의 기로에 서게 됐다.
사업주와 전체 근로자 26명이 임시노사협의를 열어 99년 1월부터 3월까지 한시적으로 휴업하기로 합의했다.
일부 근로자들이 1주일에 3,4일만 근무하자는 제안을 내놨지만 고용조정을 하지 않고 휴업을 하면 고용보험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일시휴업으로 의견을 모았다.
휴업기간 동안 모두 6백여만원의 지원금을 받았다.
지난해 회사측이 냈던 고용보험료(24만9천원)의 25배를 지원금으로 수령했다.
3개월간의 휴업을 끝낸뒤 회사는 정상화됐다.
이는 물론 노사화합이라는 예상치 못했던 성과도 얻었다.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사업장에 "무사히" 복귀한 근로자들은 회사측을 신뢰하게 됐고 전보다 열심히 일했다.
현재 한달 매출액이 1억원 가량으로 4억~5억원에 달했던 지난 95,96년 수준에는 못미치지만 휴업전보다는 1.5배 가량 뛰었다.
인천의 완구생산.판매업체인 (주)손오공도 고용보험 덕을 톡톡히 봤다.
IMF한파로 원자재가격이 상승하고 경기가 침체되면서 구조조정의 위기에 직면했다.
회사측은 정리해고 보다는 휴업을 택했다.
99년 6월 두차례의 임시 노사협의회를 열어 휴업에 합의하고 그해 6월17일부터 7월30일까지 공장 문을 닫았다.
그동안 근로자의 급여는 6백30여만원의 휴업수당 지원금으로 해결했다.
회사 관계자는 "노와 사가 대립적인 관계가 아니라 공생관계라는 소중한 교훈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매출액도 크게 늘어나 사업이 번창하고 있다.
지난해 2백10억원의 매출을 기록,전년보다 두배가량 늘었다.
공장문을 다시 연지 두달만에 서울에 사무소를 열 정도로 사세도 확장됐다.
휴업 당시 75명이던 근로자도 지금은 1백여명으로 불어났다.
그런가하면 채용장려금을 활용해 사업을 키운 기업도 있다.
인천에서 전기모터 수리와 제작을 하는 다남기전엔지니어링이 이런 경우에 속한다.
이 회사는 지난 98년 10월 직원 1명으로 문을 열었다.
우연한 기회에 고용조정으로 해고된 실직자를 채용하면 임금을 지원해주는 채용장려금에 대해 알고나서부터 직원을 늘리고 사업도 불려나갔다.
99년 5월과 7월에 실직자 1명씩을 고용,채용장려금을 받았다.
그해 9월에는 동종업체인 이천전기에서 고용조정으로 퇴사한 직원 12명을 지방고용안정센터의 알선으로 소개받아 8천4백만여원의 지원금을 받았다.
11월에 같은 방식으로 3명을 추가로 입사시켰다.
결국 회사를 세운지 1년 남짓한 사이에 근로자를 1명에서 26명으로 불려놨다.
이 회사가 받은 지원금은 보험료(1백40만원)의 60배에 이른다.
이건호 기자 leekh@ ked.co.kr
생산설비는 물론 선적 대기중이던 완제품 2만여족까지 몽땅 불에 타는 치명타를 입었다.
못쓰게 된 설비를 들어내고 새 설비를 들여놓을 때까지는 공장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이 회사는 노사협의를 갖고 일시휴업을 하기로 합의했다.
작년 5월31일 휴업계획을 신고한뒤 두달간 공장 문을 닫았다.
화재로 피해를 본데다 "IMF외환위기"의 여파가 가시지 않은 탓에 인원감축의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단 한명도 내보내지 않았다.
두달뒤 공장이 정상화됐을 때 53명의 근로자가 모두 작업장에 복귀했다.
휴업기간 동안 근로자를 해고하지 않는 조건으로 1천4백만여원의 고용유지지원금(휴업수당지원금)을 받아 근로자들에게 급여의 일정액을 지급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경기 안양에 있는 건강물베개 제조.판매 업체 (주)세풍메트릭은 인력재배치 지원금을 활용해 기업을 번창시킨 사례로 꼽힌다.
이 회사는 지난 91년 산업기계 및 부품제조 업체로 설립됐다.
97년 경제난이 심화되면서 수주물량 감소와 판매대금 결제지연으로 심각한 위기를 맞게 됐다.
고심끝에 건강물베개 제조로 업종을 바꾸기로 했다.
99년 6월말 전체 근로자수 10명중 7명을 전환업종에 재배치했다.
현재까지 고용보험기금에서 3천5백여만원을 지원받았으며 앞으로도 2천5백만원 가량을 추가로 지급받을 예정이다.
이 업체의 경우 모두 6천만원을 지원받게 돼 지난해 지출한 보험료(32만6천원)의 1백84배에 달하는 지원금을 받게 되는 셈이다.
휴업수당지원금과 인력재배치 지원금,채용장려금 등 고용보험기금에서 지급되는 고용유지지원금이 기업과 근로자의 안정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한푼이 아쉬운 중소.영세 업체에 고용유지지원금은 그야말로 "구세주" 역할을 하고 있다.
부도나 사고 등으로 쓰러지기 직전에 있던 기업들이 고용보험의 지원금을 받아 기사회생하는 경우가 급격히 늘고 있다.
지난해 고용보험기금에서 기업과 근로자에게 지급한 금액은 모두 2천26억원.전년도의 1천1백35억원보다 78.5%나 늘었다.
이중 고용유지 지원금으로 나간 돈은 7백94억2천여만원.덕분에 작년 한햇동안 37만명의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지 않고 생계를 꾸릴 수 있었다.
특히 지난해 11월 고용유지지원금의 지원수준이 기존 지급임금액의 3분의 2(대규모기업은 2분의1)에서 4분의 3(대규모기업은 3분의2)으로 늘리도록 고용보험법시행령이 개정됐다.
고용보험이 사회안전망으로서 맡는 역할이 갈수록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고용유지 지원금이 "죽어가는" 회사를 살리는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근로자들에게 애사심을 길러줘 참여와 협력의 신노사문화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경기 평택시에 있는 변압기 제조업체 (주)협화전기공업은 휴업수당 지원금을 받아 노사화합과 매출신장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았다.
이 회사는 IMF위기를 맞아 삼성SDI LG산전 현대중전기 삼화콘덴서 한국전력공사 등 주거래업체로 부터의 주문량이 3분의 2가량이나 줄어 존폐의 기로에 서게 됐다.
사업주와 전체 근로자 26명이 임시노사협의를 열어 99년 1월부터 3월까지 한시적으로 휴업하기로 합의했다.
일부 근로자들이 1주일에 3,4일만 근무하자는 제안을 내놨지만 고용조정을 하지 않고 휴업을 하면 고용보험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일시휴업으로 의견을 모았다.
휴업기간 동안 모두 6백여만원의 지원금을 받았다.
지난해 회사측이 냈던 고용보험료(24만9천원)의 25배를 지원금으로 수령했다.
3개월간의 휴업을 끝낸뒤 회사는 정상화됐다.
이는 물론 노사화합이라는 예상치 못했던 성과도 얻었다.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사업장에 "무사히" 복귀한 근로자들은 회사측을 신뢰하게 됐고 전보다 열심히 일했다.
현재 한달 매출액이 1억원 가량으로 4억~5억원에 달했던 지난 95,96년 수준에는 못미치지만 휴업전보다는 1.5배 가량 뛰었다.
인천의 완구생산.판매업체인 (주)손오공도 고용보험 덕을 톡톡히 봤다.
IMF한파로 원자재가격이 상승하고 경기가 침체되면서 구조조정의 위기에 직면했다.
회사측은 정리해고 보다는 휴업을 택했다.
99년 6월 두차례의 임시 노사협의회를 열어 휴업에 합의하고 그해 6월17일부터 7월30일까지 공장 문을 닫았다.
그동안 근로자의 급여는 6백30여만원의 휴업수당 지원금으로 해결했다.
회사 관계자는 "노와 사가 대립적인 관계가 아니라 공생관계라는 소중한 교훈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매출액도 크게 늘어나 사업이 번창하고 있다.
지난해 2백10억원의 매출을 기록,전년보다 두배가량 늘었다.
공장문을 다시 연지 두달만에 서울에 사무소를 열 정도로 사세도 확장됐다.
휴업 당시 75명이던 근로자도 지금은 1백여명으로 불어났다.
그런가하면 채용장려금을 활용해 사업을 키운 기업도 있다.
인천에서 전기모터 수리와 제작을 하는 다남기전엔지니어링이 이런 경우에 속한다.
이 회사는 지난 98년 10월 직원 1명으로 문을 열었다.
우연한 기회에 고용조정으로 해고된 실직자를 채용하면 임금을 지원해주는 채용장려금에 대해 알고나서부터 직원을 늘리고 사업도 불려나갔다.
99년 5월과 7월에 실직자 1명씩을 고용,채용장려금을 받았다.
그해 9월에는 동종업체인 이천전기에서 고용조정으로 퇴사한 직원 12명을 지방고용안정센터의 알선으로 소개받아 8천4백만여원의 지원금을 받았다.
11월에 같은 방식으로 3명을 추가로 입사시켰다.
결국 회사를 세운지 1년 남짓한 사이에 근로자를 1명에서 26명으로 불려놨다.
이 회사가 받은 지원금은 보험료(1백40만원)의 60배에 이른다.
이건호 기자 leekh@ ked.co.kr